신수동성당 게시판

일 뽀스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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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진베드로 [bkj] 쪽지 캡슐

1999-01-27 ㅣ No.86

안녕 저는대림동의 백 신부임다.  신수동의 신수 훤한 둘리 아찌는 안녕히 잘 계신가고 문안 여쭙습니다.그리구 심심하실까 궁금하여 한 글 올림다. 무례를 용서 하시옵소서.

하늘 나라에대한 비유의 말이 쏟아져나온다. 하늘나라를 어디에 비유할 수있을까? 하늘나라는 씨앗에 비유할 수 있다.로 시작된느 오늘의 말씀을 읽다가 일 뽀스띠노가 생각이났다. 빠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사이의 우정을 그린 영화였다. 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아는 바 없었던 한 작은 어촌의 청년이 네루다를 통해 시를 배우고 결국은 시를 쓰게되는 그리고 예쁜 아내도 얻게되지만 결국 자신에게 시를 알려주었던 이에게 시를 헌정하려다 집회에 모여왔던 군중에 밟혀 죽고마는 비극 하지만 아름다운 영화였다. 둘 사이의 우정은 비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한번도 듣지 못했던 이상한 단어였다. 그뜻을 헤아리기가 장난이 아니었던 것인데 네루다는 비유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청년은 열심히듣고 들은 바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눈에들게된 아름다운 여인을 위해 네루다의 시를 도용하기도하지만 그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왔던 선생님의 말씀이 마치 바다위에 떠있는 배를 무수한 파도들이 때려대는 것같습니다 할때 바로 그것이 비유다라고 칭찬해준다. 그리곤 그에게 해변을 한번 산책할 것을 권유하는데 그것을 통해서 비유를 깨달을 수있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그리고 나는 나름대로 그우편배달부가 떠오린 시어 중에서 가장 마음에들었던 단어는 아버지의 슬픈 그물이라는 시어였다. 가난한 어촌의 가난한 아버지를 그무엇보다 잘 표현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유의 한 단어를 위해 나누는 두사람의 대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비유로 하느님의 나라를 비유로 설명한다. 다들 예수님은 비유의 달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사실 그렇다. 그분은 삶의 현장에서 길어올린 단어들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언어를 구사한다. 네루다의 시처럼 화려하지않다. 미사여구도 많은 것이아닌데 단순 하고 소박한데 듣기에 따라서는 듣는 대상에 따라서 차이가 많은 해석을 낳게된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아왔던 대다수의 백성들이 그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금방 알아채게된다. 비유는 그런 것이다. 알듯 모를듯한 것그것이 비유의 세계다.

 

네루다의 시를 한편 올린다. 예수님의 비유보다 어려웁게 느껴지는 그러나 마음을 헤아려본다면 그리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라 믿으면서.........

 

 

 

이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예를 들면, "밤은 별이많다, 별들은 파랗게

 

떨고있다, 멀리서, 파랗게"라고 쓸까

 

 

 

밤바람은 하늘에서 돌며 노래하는데

 

나는 이 밤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난 그녀를 사랑했었지, 때로 그녀도 나를 사랑했었어.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는 내 품에 있었지,

 

끝없는 하늘 아래서 난 몇번이고 그녀에게 입맞추었지.

 

 

 

그녀는 나를 사랑했었지, 때로 나도 그녀를 사랑했었어.

 

그녀의 그 커다랗게 응시하는 눈망울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으리!

 

 

 

이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으리.

 

문득 그녀가 없다는 생각, 문득 그녀를 잃었다는 느낌.

 

 

 

황량한 밤을 들으며,그녀 없이 더욱 황량한 밤.

 

풀잎에 이슬이 지듯 시구 하나 영혼에 떨어진다.

 

 

 

무슨 상관이랴. 내 사랑이 그녀를 붙잡아두지 못한걸!

 

밤은 별이 많고 그리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그게 전부다. 멀리서 누군가 노래한다. 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어버린 것만으로 가만있지 못하는가.

 

 

 

그녀를 더위잡으려는 듯이 내 눈길이 그녀를 찾는 다.

 

내 마음이 그녀를 찾는다. 그러나 그녀는 내 곁에 없다.

 

 

 

이 많은 나무들을 하얗게 깨어나게 하던 그 밤, 그 똑같은 밤.

 

우리는, 그때의 우리는 이제 똑같은 우리가 아니다.

 

 

 

이젠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사실이지. 하지만 참 사랑했었지.

 

내 목소리는 그녀의 귀에 이를 바람을 찾곤 했었지.

 

 

 

남의 사람이 되었겠지. 남의 여자. 내 입맞춤의 이전처럼.

 

그 목소리. 그 맑은 몸매. 그  끝없는 눈길.

 

 

 

이제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사실이야. 하지만 참 사랑했었지.

 

사랑은 그토록 짧은데 망각은 이토록 길담........

 

 

 

오늘 같은  밤에는 그녀가 내 품에 있었기 때문이야.

 

내 마음이 그녀를 잃어버린 것만으로 가만있지 않기 때문이야.

 

 

 

비록 이것이 그녀가 주는 마지막 고통이라 할지라도,

 

이것이 그녀에게 바치는 마지막 시라고 할지라도.

 

 

 

진동이 옵니까? 이게 무슨(?)  아무튼 기쁜 하루되시옵소서 빽씨 올림^^!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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