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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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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5-08 ㅣ No.1221

으흐흐~ 삭신이 다 쑤신다~

 

우리 집에도 드디어 새로운 식구가  늘 예정입니다.

그래서 가족회의를 열어 새로이 집단장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로 도배도 하구... 장판도 갈구... 기타등등...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구 우리 가족끼리만 해보기로 했지요...

가볍게 네~ 하루잡아서 같이 해요~ 했는데...

 

그날이 어제 였슴다~

거의 죽음임다...

벽지를 바르려니 온 가구를 다 들어내구... 장판을  깔려니 아예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들어내야 했슴다.

장난이 아니더군요...

설설하고 저녁 미사 가려구 했는데...

거의 새벽까지 정리 하느라 가족이 다 잠도 설쳤습니다...

역시 초보인 사람들이라 하나도 제대로 되는 일도 없고 일은 배로 한듯 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온 가족이 다 모여서 하루종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바쁘다구 밖으로만 다녀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한 적이 언제였나 싶었는데... 저녁으로 도배하다 말구  짜장면도 먹었답니다.^^

 

저란 사람... 참 늦게도 사춘기가 심하게 왔습니다...

덕분에  울 엄마에게 참 모진 소리도 많이 하구 저 때문에 많이도 우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지만... 히히~ 그래도 나름대로 힘든 시기였어... 하며 미안한 마음 감춰보고 싶네요...

근데~

한바탕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쏟아 붇고 미안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나가는데 ... 밥은 먹구 나가라...며 밥을 차려 주시는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또 언젠가는 자원봉사를 하구 왔다구 착한 척을 하는 데 ...

너무 위선적이지 않냐구 울오빠가 그러드라구요...

물론 돌려서 말했지만 그말이 그말이었습니다.

밖에서만 착한 척 했지 집에서 하는게 뭐냐구... 엄마랑 하루에 대화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냐구...

화가 나서 씩씩거렸지만... 사실이었습니다...

늘 밖에서만 신나서 돌아다녔지 집에 와서는 피곤하다고 쉬기만 했으니까요...

 

근데... 어제...

울 아부지랑 어무니가 힘든 일을 하시면서도 하루종일 웃으시더라구요... 모처럼 온가족이 모여서 살갑게 지낸 하루였습니다... 허허허~ 하시며 연세도 잊어버리신채 다 큰 아들들보다 더 열심히 하셨습니다...

저도 이리 힘이 들어 오늘 하루종일 끙끙 앓구 있는데... 저보다 배나 많은신 울아부지 어무니 어떠셨는지 안봐도 훤한데... 아무 내색도 않으십니다...

 

도배는 잘 했냐구요?

으흐흐~ 제방이 울고 있슴다~

여기저기 우둘두둘~  평면인 곳을 찾기가 음~~~

아마 다른 사람이 했다면 언성을 높였을 정도임다~

 

하지만...

이 벽지가 바랠 때 까지 함께 바르던 그 날을 기억하며  웃음을 지을 것 같습니다...

 

낼은 아니 오늘이군...

아버이날입니다...

 

성서모임에서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서로 인사하듯 하는데...

정작 부모님께 하려니 영~ 어색하구 어허~ 긴장까지~

 

아마 올 어버이날에도 영~

못할것 같슴다...

사실 굳이 말을 빌리지 않아도 그 마음 서로 알지만...

때론 말 한마디가 살아가는 의미를 주기도 하니까요~

 

올해부터는 카네이션 대신 화초를 사드리기로 했습니다.

저희 집에 화초가 넘쳐나 가게를 낼 지경에 이를 때까쥐~

아부지~ 어무니~ 오래 오래 건강하셔용~~~

사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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