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1주일(다해) 루카 19,1-10; ’19/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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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일(다해) 루카 19,1-10; ’19/11/03 미사의 영성 16 영성체
마태오 복음 8장 5절부터 13절까지의 기사,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고치시다’에서 나오는 로마의 백인대장은 주님께 자기 종을 고쳐달라고 간절히 청하면서도, 자신의 방법대로 주님이 움직여 주시기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이 자기 눈 앞에서 자기와 함께 가서 자기 종의 손을 잡고 일으켜 주시는 등의 육체적인 수고를 굳이 하지 않으셔도, 주님께서 고쳐 주시기로 마음만 가지신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고쳐 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확실히 믿었습니다. 또 다른 한편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간이 주님 앞에 나서서, 정당하게 자기를 내세울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마태 8,8) 그러므로 그의 고백 속에는 주님께 고쳐 달라는 청원과 주님께서 자기 종을 고쳐 주실 수 있는 생명의 주인이라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주님께 대한 의탁이라는 하나의 형태로 통합되어 제시됩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백인대장의 고백을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마태 8,10ㄴ.13ㄱ) 우리가 백인대장처럼 주님께 의탁할 때, 우리는 주님을 우리 영혼과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게 됩니다. 여기 생의 순간 순간을 통해 주님께 의탁하는 한 영혼의 기도를 봅니다. 주님, 주님께서 저의 매 순간 매 자리에 함께해 주셨음을 저는 압니다. 제가 양이고자 했을 때 주님은 저의 목자가 돼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께 다가서려고 했을 때 주님은 저를 끌어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을 알고자 했을 때 주님은 저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을 뵈옵고자 했을 때 주님은 저에게 드러내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을 느끼고자 했을 때 주님은 저를 안아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께 저를 바쳤을 때 주님은 주님 자신을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의 교리를 가르칠 때 주님의 지혜를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의 미사를 드릴 때 주님의 생명을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의 성사를 집전할 때 주님의 권능을 주셨습니다. 제가 환자를 방문할 때 주님은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제가 사람들 앞에 섰을 때 주님은 제 입을 열어 당신을 찬미할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제가 곤경 중에 있을 때 주님은 제 편을 들어 주셨습니다. 제가 악에게 시달리고 있을 때 주님은 제 대신 싸워 주셨습니다. 제가 분노와 갈등으로 밤을 지새울 때 주님은 휴식을 주셨습니다. 제가 혼자 있을 때 주님은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제가 고독해 할 때 주님은 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제가 텅비고 허전해진 가슴으로 먹을 것을 찾아헤맬 때 주님은 말씀으로 배불려 주셨습니다. 제가 목말라 할 때 주님은 성체성사로 적셔 주셨습니다. 제가 실수했을 때 주님은 못 본 체해 주셨습니다. 제가 피곤에 지쳤을 때 주님은 제 대신 일해 주셨습니다. 제가 잘못했을 때 주님은 채워 주셨습니다. 제가 유혹 중에 있을 때 주님은 안스러워 어쩔 줄 모르셨습니다. 제가 유혹에 걸려 넘어졌을 때 주님은 다시 일으켜 주셨습니다. 제가 다시 또 범죄하였을 때 주님은 저와 함께 아파하셨습니다. 제가 거듭 범죄하여 수치감과 죄책감으로 시달리고 있을 때 주님은 저를 불러 주셨습니다. 제가 제 죄의 무게에 짓눌려 절망했을 때 주님은 저에게 생기를 주셨습니다. 제가 주님 곁을 떠나 도망치고 싶을 때 주님은 성령의 힘으로 저를 휘감아 저도 모르는 새에 다시 주님 앞에 앉아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주님은 제가 다시 주님 사랑의 빛 안으로 나오도록 저를 용서해 주시고 저를 끌어내 주시고 이 모든 일들을 저에게 겪도록 하심으로써 저를 거룩하게 만들어 주시고 계십니다. 이 모든 제 생애의 순간 순간들이 그리고 저의 전생애의 역사가 주님의 오묘한 섭리 안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 주님 앞에 다가와서 청합니다. 주님이 제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와 주님이 저와 함께해 주셨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며 청합니다. 말씀으로 저를 일러 주시고 성체성사로 먹여 주시는 주님 앞에 서서 청합니다. 주님, 저를 받아 주소서. 저는 주님밖에 매달릴 분이 없어서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저는 제가 바라는 것을 세상 그 어느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주님께 청합니다. 저는 제가 바라는 것을 주실 수 있는 분이 주님뿐이시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주님께 청합니다. 저는 주님이 하시고자만 하시면 저에게 주님을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믿기에 주님께 청합니다. 제가 주님의 일을 할 때 제가 주님의 사랑 안에 있게 되고 그 사랑 안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살아왔기 때문에 주님께 청합니다. 주님 저를 복음의 사도로 써주소서. 제 가슴 속에 꺼지지 않는 불을 지펴 주시어 주님을 사랑하게 해주소서. 언제나 주님께 다가와 주님을 모실 수 있도록 저를 불러 주소서. 주님은 제 영혼의 주인이십니다. 주님 제게 오셔서 저에게 주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소서. 아멘. ------------------------- 연중 제31주일 꽃꽂이 http://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5&id=176739&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