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3주간 월요일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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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3-15 ㅣ No.4178

사순 제3주간 월요일 3/16

 

우리 말 중에 차라리 모르면 욕이나 안 먹지!”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죄의 구성 요소 중에 모르고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게 됩니다. 죄를 좁은 의미로 정의한다면, 자신이 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면서도,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의지적으로, 상상 속에서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행하는 경우를 죄라고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으로 가시어 회당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주 하느님 사랑의 복음을 전하셨지만 아무도 감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고,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루카 4,24)라고 말씀하십니다. 허전하고 허탈한 마음에 두 가지, 엘리야 예언자와 시리아의 나아만 장군의 예를 들어 주님의 마음을 표현하십니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25-27)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수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덜 섭섭하실지 모릅니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 같은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실현해야 할 순간에 외면하고, 모른 체하며 심지어는 정반대의 선택과 실현을 할 때 정말 실망하고 허전하고 안타까워하지 않으실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극심한 배신감으로 허전해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끼며, 비록 나약하고 부족하지만 성령께 의탁하여 주님의 말씀을 이루어 나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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