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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유해 이례적 공개...언론들 '위대한'호칭 부여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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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06 ㅣ No.78

 

 

 【외신종합】 바티칸은 교황 선종의 슬픔 속에서 장례준비에 분주하다. 장례미사에 세계 각국 정상 200여명을 비롯해 추모기간에 총 2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황 장례는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범세계적 행사가 되고 있다.  
 
 ○…로마에 머물고 있는 추기경 65명은 4일 긴급회의를 열어 교황 장례미사와 장례식을 8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5시)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하기로 결정. 또 교황이 묻히고 싶은 장소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통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전 지하 석굴경당에 안치하기로 했다.
 장례미사는 추기경단,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이 공동집전하는 가운데 추기경단 수석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주례한다. 장례식이 끝나면 유해는 성베드로 대성전을 거쳐 지하 석굴경당으로 옮겨진 뒤 교황 요한 23세 유해가 안치됐던 장소에 모셔진다. 1963년 선종한 요한 23세 유해는 복자품에 오른 이듬해인 2001년 6월 성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졌다.
 
 ○…교황 유해가 4일부터 성 베드로대성전으로 옮겨져 일반에 공개되자 조문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여러 개로 포갠 황금색 베개에 머리가 올려진 교황은 진홍색 제의를 입고, 흰색 주교관(冠)을 쓴 모습이며, 손에는 묵주가 감겨져 있다. 교황이 평소 사용하던 십자가 형태 지팡이'木杖'는 왼쪽 팔아래 놓여있다. 발에는 교황이 평소 즐겨 신던 갈색 가죽구두가 신겨 있다.
 이에 앞서 교황청은 3일 바티칸내 클레멘스홀에서 추기경,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 바티칸 주재 각국 외교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황 유해를 공개했다. 이 장면은 바티칸 TV와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됐는데 교황 유해를 매스컴을 통해 즉시 전 세계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교황청 관계자는 "전 세계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찾아와 사랑과 평화를 심어준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고 있다"며 이례적 조치의 배경을 설명.
 
 ○…교황청은 이번에 유해 공개뿐만 아니라 의료적 절차에서도 기존 관행을 깼다. 과거에는 교황이 선종하면 고위 성직자가 이름을 부르면서 은망치로 이마를 세번 두드려 의학적 사망을 결론내렸으나 이번에는 주치의들이 심전도로 확인.  
 5일 현재 일반 조문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데 교황청은 야구모자를 뒤로 돌려쓴 사람과 청바지 차림의 젊은이들에게도 조문을 허락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와 로마시 행정당국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지구촌 행사가 될 교황 장례식 준비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 시 당국은 추모기간 조문객수를 약 200만명으로 추산하고 긴급 수용대책을 수립.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올림픽 주경기장에 간이침대를 놓고, 로마 시내 곳곳에 텐트촌과 간이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는 조문 인파를 수용하느라 힘겨워하고 있다.  
 또 조시 W. 부시 미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전 세계 지도자 200여명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경호와 의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 당국은 장례식을 생중계할 대형 TV 스크린을 시내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교황 선종 이튿날인 3일 오전 하느님 자비주일 미사가 봉헌된 성베드로 광장에는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기도가 물결을 이뤘다. 광장 주변 거리까지 늘어선 5만여명은 전날 밤 선종한 교황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
 안젤로 소다노(교황청 국무원장) 추기경은 "우리의 아버지이자 목자를 잃은 슬픔을 형언할 길이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 데려다 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그분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죽음이란 영원한 고향인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가르침도 주셨다"며 신자들을 위로.
 한편 언론들은 "이날 소다노 추기경이 강론에서 교황 이름 앞에 '위대한(The Great)'이란 호칭을 붙이지 않았지만 원고에는 그런 호칭이 적혀 있었다"면서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위대한'이란 호칭이 부여될 것 같다고 추측. 역대 교황 가운데 '위대한', 우리말로 '대(大)'란 호칭을 받은 교황은 레오 1세(재위기간 440~461)와 그레고리오 1세(590~604) 두 명뿐이다.

김원철 기자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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