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떡국 많이 잡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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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선 [nonoreta] 쪽지 캡슐

2000-02-07 ㅣ No.1163

할아버지, 맛있는 떡국 많이 잡수셨어요?

저는 두그릇이나 먹었답니다. 그럼 나이도 두 살 더? (에구구!)

 

추석을 즈음해서 떠날 이탈리아여행 준비로 벌써부터 서두르느라 설레이고 들떠있어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단 둘이서만 갈거예요. (여행사도 없이)

마침 가톨릭사이트에서 한국인 유학생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도 벌써 섭외를 했답니다.

’토마스의 집’이라던데, 하루 숙박이 2만원정도에 아침,저녁 식사도 주신대요.

오늘은 친구가 비행기예약까지 했다고 하네요.

(비행기는 여태 한 번 못탔어도 대한항공 스카이패스카드는 있는데, 마일리지 좀 나에게 다

몰아주었음 좋겠어요. ^^;)

서른이라는 나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둘이서 이런저런 이벤트를 만들고 있답니다.

한 가지는 이탈리아 여행이고, 다른 한 가지는 사진촬영이랍니다.

어떤 사진이냐하면요, 모델들처럼 특수촬영기술도 좀 빌리는 그런 사진이예요. 이건 생일에

찍게될거 같애요. 어떤 사진인지 아시겠어요? 저는 할아버지의 센스를 믿고있어요. ^---^

제가 여행가면 꼭 이탈리아 소인이 찍힌 자그마한 카드 한 장을 할아버지께 보내드릴께요.

또 이쁜(?)(서른이 과연 이쁠수 있는 나이일까요?)손녀들의 사진도 동봉할께요.

가끔 생각이 나시면 기도도 해주시고, 강복도 주세요. (헤~. ^ ^)

얼마전에서야 일반신자로써의 생활과 수도생활의 차이가 하느님섬기고 살면서 하고싶은일을

하느냐, 하지못하느냐라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했어요. 중도에 포기해서 미련이 참 많이

남는 생활이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세상에 발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애요.

할아버지, 저 속도 무지하게 늦죠?!

이렇게 느린 제가 스스로도 답답한데, 하느님은 끝까지 참고 기다려주시고, 제 수준과

속도에까지 일일이 맞춰주시니 얼마나 감사하고 황송한지 모르겠어요.

할아버지께서 그전에 제게 시편134편을 읽으며 기도해보라고 하셨었거든요.

너무너무 완전하게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있었던것 같애요.

할아버지 고맙습니다.(꾸우벅~)

 

가끔은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살기가 얼마나 힘들게 느껴지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함께가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동안에는 많이 나빠질수 없을 것 같애요.(^^)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또 하느님안에 늘 행복하시길 기도할께요.

 

덧붙임글 : 제가 말씀드린 편지대필느낌이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그런거였어요.

           마치 누군가가 대신 편지를 요약해서 읽어드리고, 할아버지께서 불러주시는

           말씀을 옮겨적고... 그런 느낌 굉장히 많이 받았거든요. (느낌이 틀리지

           않았네요.)

           제가 무지하게 예민한가봐요. 할아버지를 믿지 못해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랍니다. 저두 많고 많은 할아버지의 팬들중 한 사람이거든요. (긁적긁적^^)

 

2000년 2월 7일에 떡국 많이 먹은 헬레나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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