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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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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림 [hyukim7] 쪽지 캡슐

2008-08-16 ㅣ No.1537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노에 움직이지 않고

억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유난히도 시를 좋아 하시던 중학교 국어 선생님께 이시를 배우고 외우며 나도 그렇게 살아 가리라 다짐 했었다.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고 잘 견디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었다.
 
다행히도 난 어렵고 힘든일이 있어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잘 견뎌내며 이제껏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의사로 부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오는 날도 마치 미리 알고 갔던 사람처럼 놀라는 표정도 없
 
이 얼굴하나 찡그리지도 않고 눈물 한방울 뿌리지 못하고 병원문을 나서며  메말라 보이는 내 모습이 너무 놀라웠던
 
지 내딸은 아마도 우리 엄마가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정신이 이상해 진것이라 생각했었단다.
 
울어서 될 일이라면 통곡인들 못하랴. 하지만 울어서 될 일이 아니기에 누구 앞에서나 의연하게 버티고 살아가려 한
 
다.  단지 남은 시간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를 놓고 우선 순위를 정해 가며 남은 시간 가족과 이웃에게 못다한
 
사랑이나 애틋하게 전해 주고 싶을 뿐이었다.  내삶의 끝이 여기까지라 해도 다행스럽게도 무엇하나 아쉬울게 없었
 
으니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 같아서 그동안 살아온 모두가 감사할 뿐이었다.
 
우선 내가 끌어 안고 고민해서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을 내 고민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생노병사는 하느님 주관하시니 알아서 내게 맞춤형으로 주실테니 주시는 대로 감사히 받아 보리라.
 
고통도 견딜만큼만 주신다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 부딪혀 가며 견뎌 내리라 다짐했었다.
 
 
지난 화요일 신부님 강론 말씀이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맴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가지 고민을 갖고 살지만 아
 
픈 사람은 한가지 고민만 한다는 말씀은 꼭 내 얘기 같았다. 하지만 난 그 한가지 고민도 예수님께 다 맡겨 드리고 살
 
아 보려 한다. 그 마져도 하느님께 맡겨 버리고 아무 근심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배워 가려는 참이다
 
우리가 그동안 끌어 안고 살아 왔던 쓸데 없는 많은 고민들 다 예수님께 넘기고 행복을 찿아 가며 사는게 별로 어려
 
운 일이 아닌듯 하여 용기가 나는 하루다.
 
하느님 감사!!!!!!!   좋은 강론 해주신 신부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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