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요한 13,1-15; ’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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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3-13 ㅣ No.4607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요한 13,1-15; ’21/04/01

 

 

 

 

 

 

 

매일 저녁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묵상합니다. ‘빛의 신비3단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 라고 기도하면서, 주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에 관한 복음 말씀을 묵상하게 됩니다. 묵상을 하면서, 우리 가슴 속에서 용솟음치듯 솟구치는 말씀은 하늘 나라를 향한 사랑의 계명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예수님의 말씀 중에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랄 수 있는,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 복음처럼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다음, 최후의 만찬을 하시며 우리에게 유언처럼 남기신 말씀입니다.


사랑하라는 이 말씀에는 우선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라고 하신 말씀이 그 예시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 다음, 자기 자신만 아는 밴댕이 소갈머리 같은 우리에게 일러주신,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마태 6,14-15) 라는 말씀이 사랑의 전제 조건이자 규칙이기도 합니다.


그 사랑하라는 계명을 자세히 살피자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는 예시와 전제가 우리 사랑의 방향과 자세를 일러줍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는 주님의 구체적인 표상이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펼치시는 세족례입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 13,14-,15) 결국 이 말씀은 우리에게 서로에게 종이 되라고 하시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세족례를 베풀 당시에, 사람의 발을 씻어주는 행위는 종이 주인에게 하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종이 하는 일을 하면서까지 섬기며 돌보라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러시면서 최후의 만찬을 통해, 우리에게 주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표징으로 일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 라고 하셨고, 이어서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27-28)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루카 복음사가는, 만찬 말미에 주님께서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라고 이르셨다고 덧붙입니다. 사도 바오로도 훗날 이 장면을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24)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25) 라고 이르셨다고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최후만찬 석상에서 성찬례를 제정하시고 그 실상을 십자가상에서 실현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십자가상에서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그 죗값으로 예수님의 생명을 나눠주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고 하신 주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에수님의 생명을 내주신 바로 그 사랑입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우리 죄사함과 구원을 위한 희생제물로 예수님의 생명을 바치는 희생제사를 실행하셨습니다. 이 십자가상의 희생제사의 의미를 미리 알려주신 것이 오늘 우리가 기억하며 재현하는 주님 만찬 미사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이라는 예시와 전제는 성찬례의 거행과 그에 따른 사랑의 실천입니다. 주님 성체성사를 모신 다음 형제들의 구원을 위하여 우리를 희생하는 것이, 주님께서 일러주신 계명, 서로 사랑하는 것의 의미요 실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지는 포도나무 비유에서 다시 한번 풀어서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그리고 우리를 친구삼아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께서 우리도 친구가 되는 방법을 이렇게 알려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14-15)


그리고 우리가 친구가 되고 싶어서 친구가 되기를 청한 것이 아니라, 먼저 주님께서는 나를 친구로 삼아주셨다는 사실을 강조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16) 그러므로 너희는 나를 사랑하여,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형제들을 사랑하여 나의 친구가 되고, 주님의 뜻과 계명을 따라 그대로 실현하는 친구가 되라고 이르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7)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친구로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라고 일러주신 대로 주님의 친구요, 제자요 사도로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기에는, 예수님께서는 주 하느님의 아들이셔서, 그렇게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랑을 실현하실 수 있으셨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지상에 인간으로 남아 있는 우리는 현세에서 다른 사람들과 맞서기를 두려워하고, 또 오랜 세월 인간 사회에서 그렇게 습관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결정적인 한계 순간에는 예수님의 가르침보다 눈에 보이고 생각 속에서 행동하게 되는 자기 보호라는 본능에 따라 살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과 처지를 너무나 잘 아시는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무한한 주 하느님의 사랑을 실현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부담을 가지고 머뭇거리리라는 것을 미리 아시고, 우리를 향해 힘을 북돋아 주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18-19) 그러시면서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서로 사랑하며, 주님을 증거할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십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15,26-16,1)

 

이렇게까지 일러주시고 힘을 주시는 주 예수님의 말씀에 힘입어, 주님께 믿음 안에서 나를 맡기고 살아가기로 합시다. 주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우리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며, 손으로 느끼는 현실의 감각세계라는 현실을 넘어, 영원한 하느님 나라의 기적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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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목요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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