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하는 할아버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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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agneskim] 쪽지 캡슐

2000-02-07 ㅣ No.1159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인사가 넘~ 늦었습니다.  

신정 때 인사를 올리지 못해 구정을 기다렸는데.... 크~ 집에서는 우째 인터넷 연결이 잘 안되어 이렇게 늦었습니다. ^^

 

역시!

조카들과 같이 보내야하는 설 연휴는 저에겐 무척 힘든 날들이었습니다 -_-;; (정말~ 엄마들은 위대해!!)

그래도 대건안드레아에게 호랑이 이모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드디어!! 원숭이에서 호랑이로 지위향상!!

그 내면에는 물론 세뱃돈이라는 엄청난(?) 거금(??)이 작용했지만 그래도 기쁩니다. (아이들에게 주는 세뱃돈은 역시 액수보다 장수로 나가야 된다는 또 하나의 진리도 터득하고... ^o^)

 

할아버지 제가요....

새해만 되었다하면 토정비결에 신년운수까지 보고 나야 왠지 한해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지난 해가 잘 안 풀리면 무슨 액땜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좋은 운세가 나오면 가벼운 마음에... 나쁜 운세가 나오면 애써 부인하며...)에 이 잡지 저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고 다녔거든요... 부끄~ -.-;;

 

게다가 몇 년 전에는 저희 본당에 계셨던 신부님께

   "신부님~ 정말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어떤 사람이 하느님 하시는 일이 잘 되시라고

    굿을 한다면 그 것이 죄인가요?"

라는 질문과 함께 은근슬쩍 스리슬쩍 토정비결은 민속 문화의 일종이니 봐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저의 개인 적인 생각을 신부님께 여쭤봤습니다.

 

  "당연히... 안되지 이눔아~"

쿵~ (아니~ 신부님~ 꿀밤을 주시다니... 이왕 주실 거면 먹는 것으로 주시지.... @.@  -_-;;)

 

엉뚱하게 생긴 애(전 사실 엉덩이가하지 않거든요...)가 이상스런 질문만 한다고 신부님께서는 정말 몰라서 묻는 것이냐??

아님 썰렁한 분위기 한 번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보자고 희생(?)하고 나선 것이냐?? 하셨지만 그 때 저는 정말~ 심각하게 여쭤본 것인데...  -.-;;

지금 생각해보면 철부지 어린 시절(?)의 한 도막 부끄러운 추억(?)입니다.

 

제가 또 모태 신앙 인으로 크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 동안

  발바닥 신자 (성당만 열심히 왔다갔다)

  손바닥 신자 (기도 손은 열심히 하지만... 머리로는 딴 생각)

  혓바닥 신자 (언제나 혀로만 주님을 사랑하는)에 불과했던 저의 과거(??)를 깊이 반성하며 새 천년에는 마음을 다 잡아 주님께 예쁘고 사랑스런 아녜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作心三日이 되지 않도록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힘~을 주세요...  *^o^*

 

그럼 할아버지 안녕히 계십시오.

 

 

2000년 2월 7일

불광동에서 아녜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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