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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창조의 자리 그리고 사회교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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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5동성당 [chang4] 쪽지 캡슐

2012-01-06 ㅣ No.5134

대전주보, 제2109호, 세상 속 교회, 노동, 창조의 자리 그리고 사회교리2

노동, 창조의 자리 그리고 사회교리 2
지난 주에 언급했던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의 해고 노동자 사건 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 주변에는 이와 비슷하게 아픔을 간직한 이들을 어렵지 않게만날 수 있다. 1400여일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 우리 교구 안에 있는 유성 기업 노동자들, 대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 요구를 하다 도리어 구속되고 해고되고 징계당하면서 울산 현대차 공장 앞에서 끌어가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홍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농성하던 비정규직 청소용역 노동자들 등 참으로 많은 이들이 아픔을 머금고 일을 하고 있다.
이는 어느 특정인들의 이야기가 아닌 나와 나의 가족의 이야기 되었고, 바로 내 옆에 있는 이웃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지난 세기 말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로 인하여, 전에 많이 들어보지 않았던 비정규직 노동이 사회 전반에 걸쳐 퍼졌고, 이제 비정규직 노동은 거부할 수 없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사회에서 88만원 세대는 그것을 방증하는 표현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비정규직 노동은 이토록 사회 전반에 걸쳐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을까?
시장 경제는 늘 자본과 노동의 긴장 속에서 진행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자본과 노동이 어느 정도 공생관계를 유지하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둘의 관계는 충돌하곤 한다. 더욱이 지속적인 경제위기는 이 관계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경제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선택된 신자유주의적인 정책들이 전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진 것은 불과 30여년 안팎이다.
이 과정 속에서 노동에 대한 유연화 정책은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급속도로 냉각시키게 된다. 경제 상황에 따라 노동을 유연하게 함으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정책이다. 이 때 노동은 자본을 위한 도구가 되버리는 결함을 낳게 된다. 즉 이윤을 위해 노동을 손쉽게 조정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수많은 종류의 비정규직 노동이 양산되고, 비정규직에 속한 노동자들은 늘 불안함 속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에 대하여 어떠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가? 교회의 사회교리 발전의 역사는 어쩌면 초기부터 이 둘의 관계에 대한 가르침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노동과 자본의 관계에 대하여, “자본은 노동 없이 있을 수 없고, 노동은 자본 없이 있을 수 없다”고 가르친다.
늘 이 둘의 상호 보완성을 언급하면서, 교회는‘노동은 자본보다 본질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명백히 하였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에 대하여 ‘교회의 가르침이 남긴 유산의 일부’임을 강조하였다. 또한“자본과 노동의 협력으로 얻어진 것을 어느 한편에만 귀속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그릇된 것이며, 또한 어느 한편이 다른 편의 노력을 무시하고 모든 이익을 독점한다는 것은 정의에 크게 어긋난다”고 가르치고 있다.
(다음 주에 계속)
박상병 루도비꼬· 전의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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