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21/06/25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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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09 ㅣ No.4696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21/06/25 금요일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의 아홉째 날로서, ‘한반도에서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체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이라는 지향을 두고 기도하며 살아갑시다.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한국 교회는, 1965년부터 해마다 625일에 가까운 주일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했습니다. 1992년에는 그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바꾸었고, 2005년부터 이날을 625일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다가, 2017년부터는 625일에 거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국 교회는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선배 신부님들이 일제의 잔학한 식민지배를 거론하시면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상대의 악한 행위들을 용사는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은 바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엇이든지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청하면,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 청할 정도로 간곡하고 절실한 사정에는 예수님도 함께 계시겠다고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그런데 정작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은 베드로는 예수님께 무엇을 어떻게 청할 것인가에 대해 여쭙지 않고, 몇 번을 용서해 줘야 하냐고 여쭙니다. 어쩌면 베드로에게는 용서를 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제일 어려운 것이어서, 용서에 관해 청하는가 봅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21)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한도 없이 끝도 없이 용서하라고 대답해 주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22) 어쩌면, 그래야만 네가 용서받고 살 것이라는 말을 전제로 하고 이르시는 듯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고 용서하셔서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생명을 내주시며 우리를 살리신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용서하라고 하셨으니, 겸허하고 보답하는 자세로 용서를 감히 거론하고 마음먹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다시는 살면서 그때 그 악몽 같던 순간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명확히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왜 그런 일을 겪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일을 겪을 때 얼마나 힘겨웠는지?

그렇기에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를 모색하고 다짐하며 실천하여 다시는 되풀이하여 당하지 않도록 합시다. 동시에 우리도 우리가 당한 것을 다른 이에게 덮어씌우거나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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