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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사회교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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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5동성당 [chang4] 쪽지 캡슐

2012-01-06 ㅣ No.5132

대전주보, 제2107호, 세상 속 교회, 평화와 사회교리2

평화와 사회교리2
제주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를 교회의 시각에서 바라보자. 우선 해군기지 후보지선정에 있어서 비민주적인 절차를 살펴보자. 강정
마을에서 해군기지 유치를 위해 최초로 논의가 된것은 2007년 4월 26일에 열린 임시총회였다. 당시 임시총회에서 마을회장은 주민 86명을 모아
놓고 만장일치로 기지 유치안을 가결시켰다. 그런데 당시 주민 대부분은 총회에서 해군기지 문제가 논의되는지조차 몰랐다. 강정마을의 투표권이 있는 주민은 1200여명인데, 86명의 의사가 모든 주민의 의사로 둔갑한 것이다. 그 이후로 해군기지 유치안은 마을 주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교회는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높이 평가하여왔다. 하지만 참된 민주주의는 단순히 일련의 규범들을 형식적으로 준수한 결과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 인권 존중, 정치 생활의 목적이며 통치기준인 공동선에 대한 투신과 같이 민주주의 발전에 영감을 주는 가치들을 확신 있게 수용할 때 가
능함을 가르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 해군기지유치 과정에서 있어서 간과하고 무시했던 과정들을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 주에 제주도의 생물학적이고 자연유산 측면으로서의 가치를 언급하였다. 따라서 제주도의 해군기지 건설은 4대강 사업에서도 무시되었던 것처럼,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여야 하는 의무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책임을 맡기신 것은 자연과 온갖 생물을 함부로 다루거나 무분별하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임금이 자기 백성을 돌보고, 목자가 자기 양들을 돌보듯이 자연을 돌보아야 함을 교회는 늘 가르쳐왔다.
마지막으로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반대하는 교회의 입장에는 평화의 문제가 그 가운데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
회는 과학 무기의 발달은 늘 전쟁을 억제하기보다는 공포와 잔혹성을 증가시키며, 무차별한 파괴를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또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무기의 비축을 가상의 적에게 전쟁을 단념하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의 생각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군비 경쟁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오히려 증대시킬 위험이 있음을 명백히 가르치고 있다. 또한 교황 바오로 6세는 군비 경쟁에 열을 올리는 현실에 개탄하면서, 그 비용을 가난한 사람들과 민족들의 발전을 위해 평화의 기금으로 돌릴 것을 강력히 호소하였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은 군비의 증대가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더욱이 우리 스스로 평화의 섬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심각한 해악임을 반성하게 한다. 또한 많은 주교님들과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신자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주도의 강정 마을을 방문하여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고 있음을 함께 기억하자.
박상병 루도비꼬· 전의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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