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5주일(나해) 마르 6,7-13; ’21/07/11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30 ㅣ No.4712

연중 제15주일(나해) 마르 6,7-13; ’21/07/11

 

 

  

 

 

 

우리 모두는 어쩌면, 세상에 나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가 신앙을 접하면서부터, ‘어떻게 하면서 살아갈까?’ 하는 삶의 의미와 질도 찾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오늘 두 번째 독서에서 사도 성 바오로는 한 편의 시와도 같은 찬미기도문을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냅니다. 이 기도문은 예수님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친히 보내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의 마음을 꽉 채워줍니다. 이 기도문에서 사도 성 바오로는 우선 우리 인간을 창조하고 먹여 주고 돌봐 주고 계신 아버지 하느님께 찬미를 올려드립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에페 1,3) 이어서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은총의 깊이와 혜택을 기억하며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3) 하느님께서는 지금은 현세를 살면서 죄악에 물들어 허물이 많아진 우리를 애초에 선택하셔서 고귀한 존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4)

 

이는 온전히 아버지 하느님의 용서하시고 감싸주시는 무한한 사랑의 덕분입니다.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5)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은총을 기억하고 찬미를 드리는 이유는, 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이, 그 은총을 받아들이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감당하기에 벅찬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6)

 

우리가 주 예수님에게서 받은 은총은 바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자신의 생명마저 내어주신 구원의 은총이며, 그 은총으로 우리는 죄를 용서받고 다시 아버지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풍성한 은총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7) 이 은총은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 주려고 하실 때 이미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기로 안배하신 구원의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은총을 우리에게 넘치도록 베푸셨습니다.”(8)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큰 은총을 우리에게 베푸시고자 하는 신비를 우리에게 보낸 예수님을 통해 알려주시고 드러내셨습니다. “당신의 지혜와 통찰력을 다하시어,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신 당신 선의에 따라 우리에게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셨습니다.”(8-9) 참으로 영광스럽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벅차고 분에 넘친 은총입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만 베풀어주실 수 있는 권능의 구원이며, 참으로 우리가 감히 기대하거나 마땅히 받을 수 있기에는 부당하기까지 한 은총입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우리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셔서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머리로 하여 사랑으로 한 몸을 이루도록 안배하십니다. “그것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10) 아버지 하느님께서 모든 권한을 주시고 땅에 있는 우리에게 보내 주신 아들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사업에 따라 우리 모두는 각자 주님 사랑 안에 자리 잡게 되었고, 아버지 하느님의 구원 명단에 포함되게 되었습니다.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11)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시는 아버지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마침내 아버지의 나라에 다다르도록 이끌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12) 아버지 하느님과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조금 더 깊이 그리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 주십니다. 우리는 성령의 인도로 주 예수님의 사랑을 마치 피부로 느끼듯이 생생히 느끼면서 확신을 가지고 주님의 말씀을 실현하며 한 걸음씩 주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의 말씀, 곧 여러분을 위한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안에서 믿게 되었을 때, 약속된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13) 성령께서는 우리의 믿음과 정성과 열정이 무르익어 마침내 열매를 맺어 주님 앞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가 거듭 주 예수님을 깊이 알고 체험하여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 안으로 함몰하여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소유로서 속량될 때까지, 이 성령께서 우리가 받을 상속의 보증이 되어 주시어,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14)

 

이 기도문을 통해 사도 성 바오로가 느끼고 깨달아서 찬미한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도 기쁨과 확신에 차서 주님을 선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지금 어떻게 희생하고 계시는지를 느끼고 체험하는지?

  주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넘쳐흐르는 아버지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느끼고 깨우치는지?

이 질문에 라고 대답한다면,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요, 주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마르 6,8-9) 라고 이르십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리가 만일 주 예수님께서 나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듯이 확연히 느낀다면,

  우리가 만일 주 예수님께서 나를 구하시기 위해 주님 자신을 희생하시면서까지 생명을 나누어 주심을 절절히 체험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만일 우리 눈에는 직접 보이지 않지만, 성령께서 나와 함께하시면서 나를 보호하시면서 나를 주님께로 이끌고 계신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신뢰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주님께 맡기고 안빈낙도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를 내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함께하시며 마침내 구원하고자 하시는 주님을 체험하고 믿는다면,

리는 우리의 삶을 복음의 말씀이 비춰주는 대로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살면서 이러저러한 환경을 바꾸면서 삶의 편의와 질을 향상시키고자 꾀할 수도 있겠지만, 복음 말씀을 이루면서 살겠다는 굳은 신뢰와 의지로 다른 변수들을 잊어버리거나 차제에 두고서라도 우리가 추구하는 복음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고 예견하십니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10)

 

비록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복음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전하고 살아가는 양식인 복음의 기쁜 소식을 인정해주거나 들어주지 않고 따라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할 바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11)

예수님의 분부대로 제자들은 파견되어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12-13) 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 삶의 방향과 길을 일러주시는 듯합니다. 우리 모두가 지금 당장 선교사가 되어 집과 가족을 버리고 떠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그 자리 그 상황에서 예수님의 복음이 비춰주는 길과 방향을 찾읍시다. 묵묵히 그리고 꾸준하고 성실히 복음 말씀을 실현하며 우리 자신을 복음화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에 힘입어 우리가 추구하는 하느님 나라를 이루며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신자로서 나와 함께하는 가족과 일가친척과 동료와 이웃 친지들에게 삶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이끌면서, 주 예수님께서 펼쳐주시는 참 생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면 좋겠습니다.

 

-----------------------------------------------

 

연중 제15주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id=183789&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2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