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새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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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fr.stephanus] 쪽지 캡슐

1999-01-08 ㅣ No.99

찬미 예수님

새해에도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추기경님과 함께 하길 빕니다.

저는 추기경님의 마지막 부제 서품자이면서, 지금은 문정동의 보좌로 있는 새신부 이규섭(스테파노)신부입니다. 이렇게 통신을 통해서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갑기도 하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지난 6일 신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본당의 복사단 행사가 있어서 책임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테파노라는 본명은 제가 중학교 3학년때 부산 서면성당의 학사님의 본명이었습니다. 그 학사님이 멋있어서 그 학사님의 본명을 따랐습니다. 사실 그 때는 추기경님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테파노라는 본명에 맞게, 스테파노 성인의 삶에 맞게 살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성인께서는 저를 도와주시고 기도해주고 계십니다. 저는 저의 집안에서 첫 아들이고 첫 영세자이고 첫 사제입니다. 그외에도 제가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많이 있지요. 힘들었지만 그만큼 그리스도의 삶에 가깝게 살고 있다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더 기도하게 되었고 또 기도하는 그 만큼 주님께서 살아계시고 생활하고 계신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은퇴하시고 이렇게 홈페이지까지 있으니 저는 더욱 편하게 추기경님을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행복합니다. 추기경님을 만나 뵙기가 어려운 것은 추기경님께서 바쁘셔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제가 몸둘 바를 몰라서 어려운 것입니다. 저는 그냥 다른 욕심이 없습니다. 추기경님은 한 분이시고 많은 사람들은 추기경님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한 분과 다수의 사람들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글을 올렸다는 것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한마음 수련장에서 부제서품전 피정을 하면서 면담을 한 것이 전부인 만남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추기경님과 함께 찍은 서품사진이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합니다. 또 사제 서품전 피정에도 오셔서 저희를 위해 미사를 해 주셨습니다. 한마음 수련장에서 `98 부제서품자들이 '임쓰신 가시관'을 불러 드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 새신부들은 '내발을 씻기신 예수'를 불러드렸습니다. 그때 저는 추기경님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추기경님의 눈을 보면서 저도 '사제로 살면서 저렇게 늙어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주님! 제가 사제로 살다가 죽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추기경님의 젖은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그 눈을 통해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추기경님의 시간을 빼앗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아주) 가끔씩 올리겠습니다.

어린 새신부가 올린 글이 경솔한 부분이 있더라도 귀엽게 봐 주십시오.

하루하루를 사제로서 바쁘게 그리고 기쁘게 살아가는 신부라고 말씀드려도 아직은 부끄럽지 않은 새신부입니다.

추기경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이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건강하십시오.

1999년 1월 8일이 되어버린 시간에 문정동성당 보좌  이규섭(스테파노)신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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