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23/10/11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9-26 ㅣ No.5537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23/10/11

 

사람들은 살면서 실수도 하고 죄도 저지릅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다시 잡고 이제부터는 죄를 짓지 말고 새롭게 살아야겠다며 회개합니다. 주위의 사람들 중에는 그의 회개를 반기고 축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의 회개가 진실인지, 아니면 얼마나 갈까 하는 의구심을 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그의 죄와 허물을 자신의 기억 속에서 결코 지워주지 않고, 용서하지 않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아예 용서하고 싶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독서에서 요나 예언자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쳤는데, 정작 니네베 사람들이 실제로 회개하게 되고, 그에 따라 하느님께서 벌을 미루시고 용서해주시자 화가 납니다. 마치 왜 저 사람들이 벌을 받아야 하는데, 벌을 안 주시고 용서해주시나?’ 하는 것처럼 불평을 쏟아냅니다. “저는 당신께서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크시며, 벌하시다가도 쉬이 마음을 돌리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요나 4,2) 요나 예언자는 죄인들을 향한 주 하느님의 자애로우심을 찬양하고, 니네베 사람들의 잘못을 지워주고 용서하며 새로운 삶을 기뻐 반기며 축복하기보다는 그들의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외치기라도 하는 듯이 불평스레 말합니다.

 

그러자 주 하느님께서는 요나의 머리 위에 아주까리가 자라게 하시어 한낮의 태양을 가리게 해주셨다가, 갑자기 벌레가 그 아주까리를 먹어 시들게 하십니다. 그늘이 없어지고 태양 빛이 뜨거워져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되자, 요나는 또 다시 불평을 쏟아냅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는 네가 수고하지도 않고 키우지도 않았으며, 하룻밤 사이에 자랐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아주까리를 그토록 동정하는구나! 그런데 하물며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 있고, 또 수많은 짐승이 있는 이 커다란 성읍 니네베를 내가 어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요나 4,10-11)

 

우리가 스스로 늘 회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또 진지하고 충실하게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회개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다른 이들의 삶을 용서하고 그의 죄와 허물을 잊어주며, 그이 새로운 삶을 기뻐 반기며 축복해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의 한 구절이 더욱더 또렷이 다가옵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루카 11,4)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