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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cornhead] 쪽지 캡슐

1999-02-09 ㅣ No.170

굿뉴스의 자유게시판에 김종헌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읽고 우리 본당 신자분들께서 함께 읽고

생각해보았으면해서 옮겨보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우리도 홈페이지를 갖게 되는데

컴통신에 많은 분들이 친숙해지고 활용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인용된 글입니다.

 

 

신명나는 주님의 축제인 주일을 위해서는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협력하여야 합니다.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기도와 성가로써 하느님의 말씀에 응답하고 또 영성체를 함으로써  좋은 전례를 이루는데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실지로 전례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준비를 제대로 함으로써 공동체의 축제는 성황을 이루게 됩니다.   예를 들면 전례를 주례하는 사제나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독서자나 미사의 진행을 도우는 해설자, 음악으로 봉사하는 성가대원들, 성체 분배자 그리고 안내를 맡는 봉사자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겁니다.  그냥 늘 하는 미사니까, 아니면 이런 봉사에는 숙달되어 있으니까 하는 식으로 준비없이 주일 미사를 맞이하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불경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러 오는 신자들을 환영하는 마음가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사의다른 표현으로 영어권에서는 Service라고도 합니다.  글자 그대로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으로 주님의 날을 준비하고 미사에 참여하는 분들을 맞이하면 어떨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당마다 전례 위원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주간의 하루쯤  사목자들과 전례 위원들이 같이 모여 다가오는 주일미사를 위해 미리 계획을 짜고 지난 주일 미사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목자는 자신의 강론 주제가 무엇인지를 그 날 회의에서 밝히고 전례 위원들은 그 주제에 맞는 성가, 신자들의 기도, 해설을 준비하고 향을 사용할 것인지, 신앙의 신비여 응송은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  맞이할 주일 미사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같이 상의하고 서로가 익히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전례는 큰 준비없이 그것도 너무 편의주의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에  혹시 1963년 이 후로 한국 교회에서 주일에 성수 예절을 하는 본당을 본 적이 있습니까?     미사 때  정식으로 된  (긴 형태의) 사도신경을 외우는 본당도 찾아 보기 힘듭니다. 아무리 큰 축일이라도  어느 성당에서 성찬 전례 기도 제 1양식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이 양식은 대축일이나 주일에 사용하도록 준비되어 있는 것이지만 이 양식을 사용하면 미사가 길어 지게 됩니다.  향을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경하기가 힘들어졌어요.  장엄한 전례는 찾아 보기가 힘들답니다.  주일에도 교중미사 한 대 이외에는 미사곡도 노래로 하지않고 외우고 마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본당에서는 전례시기와 관련없이 "신앙의 신비여"의 응답은  일년 내내 세가지 양식 중의  한 가지만 하는 것 같아요.  신자들의 영적인 이익을 생각해서 미사를 준비하고 공동체의 축제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해 치워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사는  많고...  뭐 그런 식의 이야기는 접어 둡시다.  전례 봉사자들이 숙련된 사람들이라서 마치 운동선수 입장하듯이 시간되면 등장하는 것으로는 살아 있는 미사가 될 수 없습니다.

 

  미사 중의 독서도  무슨 글읽기 연습도 아닌데도  어떤 본당에서는 매 주 소공동체가 돌아가면서 독서도 합니다.  독서자들에게 미리 연습을 시키며 점검을 하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게다가 신자들 전체가 읽기도 한다더군요.   성가의 가사는 한편의 시입니다. 어느 누가 시를 중간에 읽다가 그만 두고 다 외웠다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런대도 우리들 성당에서는 성가 가사를 끝까지 부르는 적이 잘 없습니다.  신부님 강론은 당신 마음대로 길게 할 수 있지만 성가는 언제나 중간에 끝 납니다.  성가가 길면 미사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요.  미사가 오래 걸리는 것이 과연 성가부르는 것 때문일까요?  

 

또 해설자는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라틴말로 지낼 적에야 해설자가 필요하였겠지만 지금은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  평일 미사에서 조차도 앉아라, 서라..   평일 미사에 오는 분치고 어느 때에  앉고 서는 것 모르는 신자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세례식이나 무슨 특별한 의식때 그 의식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사 지침서는 오히려 침묵을 권장하는 데 해설자는 쉴새 없이...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전례 때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성가 선창자가 없으면 좋겠다는 것 합니다.  노래를 아주 잘하는 선창자는 신자들이 성가를 못 부르도록 기를 죽이게 됩니다.  신자들의 반응은 "그래 너 잘 하니까 혼자 하라"는 식입니다.  그리고 노래를 못하는 선창자는 신자들에게 그릇되게 성가를 부르도록 함으로써 고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합니다.  꼭 있어야 한다면 신자들의 성가 호응을 보면서 마이크를 조절하면서 선창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조금은 깨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저 해 치워버리는 미사에서 신자들은  감명을 받지 못합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신부님들이 가끔  직접 신자석에 앉아서 미사에 참여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미사가 얼마나  지루한 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주 구태 의연하게 "로마보다 더한 로마식의 전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공의회가 전례의 토착화를 위해 많은 재량을 주었지만 우리 한국 교회가 결정한 것은 장궤대신 제대에 큰 절을 한다는 것과 평화의 인사 때 인사나누는 방법만 결정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제 겨우 로마에서 발행한 라틴말로 된 "미사 전례서"만 한국말로 자구 번역을 한 것 이외에 해 놓은 것이 없습니다.   어느 본당치고 전례가 조금이라도 다른 본당을 보기가 힘듭니다. 주어진 권한 안에서 사목자들과 전례위원들이 정말 신자들에게 유익한 전례를 이루어 내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입니다. 전 외국에서 거의 10년을 살면서 미사에 참석했지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는 기도 앞에 덧 붙이는 청원 기도가  한번도 똑 같은 것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사제는 그날 주제나 본당 공동체의 사정에 맞는 청원 기도를 준비했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도  사목적이라는 이름으로 전례를 편리하게, 아니면 간단한 기도나 의식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고, 전례를 제대로 거행하면서도  신자들의 가슴에 와 닿는 전례를 위한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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