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초등부]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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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renoa] 쪽지 캡슐

2000-04-08 ㅣ No.318

저희 초등부교사들은 이번주 실천 사항으로 사순과 부활에 대한 묵상나누기를 했습니다.

이 글은 그 중 한 선생님께서 어느 챽에선가 읽었던 글이라고 발표하신 글입니다.

듣고 있던 교사들은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듯,영화라도 보는 듯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올립니다.

 

 

 

성모님과함께

 

골고타

 

그 날 언덕은 검은 핏빛으로 덮여 지독하게 어두웠다.

날카로운 가시관 끝이 짜내는 피는 그 분의 이마를 타고 내렸고

굵은 못 끝에서는 아직도 피가 방울져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방금 예수님은 숨을 거두셨고,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 더 이상은 고통 받지 않으시리라’

 

그 때 로마병사 하나가 십자가로 다가갔다.

그는 예수님의 옆구리 깊숙이 창날을 찔러 넣었다.

커다란 상처가 생기면서 피와 물이 흘렀다.

누군가가 또 다시 비통한 울음을 터뜨렸다.

옆에 있던 다른 여인들이 그런 그녀를 달랬다.

 

"이젠 울지 말아요. 그 분은..이젠 더 이상 고통을 느끼시지 못할거예요."

 

한참을 비통하게 울기만하던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였다.

 

"지금 제가 우는 것은...예수님때문만은 아니예요...

그 분의 어머니..그 분의 모친 마리아께서 겪으시는 비탄과 고통을...

그 찢기는 마음을 생각해서 우는 거랍니다."

 

갑자기 드리워진 어두움 사이로 한자락 모래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일으킨 먼지 속에서 성모님은 십자가 앞에 서 계셨다.

얼어붙은 듯 십자가를 바라보시는 성모님의 두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성모님의 두 눈에는 고개를 떨구고 숨을 거둔 아들의 모습이 방울방울 흘렀지만,

가슴 속에서는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의 짧았던 생애가 강물처럼 아련히 흘러갔다.

 

............... 33년 전 어느날 천사가 나타나셨었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모세가 정한 법대로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바치던 날이었다.

        그것은 주님의 율법에 따라 아기를 주님께 봉헌하려는 것이었다.

        시므온은 말하였다.

 

        "주여, 이제는 말슴하신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 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 베들레헴 고을에 인적이 감취고 사방은 고요로 싸여 있던 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베들레헴의 짙은 그 밤.

         드디어 아들을 낳으셨다.

         머무를 방이 없었기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

 

.................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들에게 내어 주었다.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성밖을 나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는 곳으로 향하셨다.

         온갖 야유와 돌이 날아오는 고통의 그 길에서 예수님은 어머니를 바라보셨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너는 예언자들을 죽이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을 돌로 치는구나.."

 

................. 그 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낮 열두시가 되자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시까지 계속 되었다.

         예수께서는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

 

................. 예수께서는 큰 소리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시고는 숨을 거두셨다.

         제자들에 의해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품에 안은 채

         하늘을 올려다 보시며 오열하시는 성모님.

         33년 전, 시므온의 예언이 떠올랐다.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구원이 성모님을 통해 잉태 되셨고 태어나셨듯이

 

우리도 성모님을 통해 다시 잉태되어 태어나야합니다.

 

아기 예수님이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께 봉헌 되었듯이

 

우리도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께 봉헌되어야합니다.

 

그 분의 수난은 그리스도인의 수난을 예고합니다.

 

그 분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올라가실 때

 

군중 속에서 슬피 지켜 보시던 성모님을 만나셨듯이

 

우리도 고통중에 있을때 성모님을 바라 보아야합니다.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고 난 후

 

시신이 내려져 성모님의 품에 안겼듯이

 

우리도 죽는 그 순간에 성모님의 품에 안겨야합니다.

 

복음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가르쳐줍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

 

짧았던 그 분의 생애를 통해 복음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삶의 시작부터 죽음의 마지막까지

언제나 성모님과 함께 해야한다고...

 

                                  

 

                               1997. 3. 13  어느 프란치스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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