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계란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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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희 [perpetus] 쪽지 캡슐

2000-02-25 ㅣ No.1096

 

계란 한 판  서른개....

 

새해 첫날 친구에게 들은말입니다.  서른....

사람들은 얘기하지요. " 너 서른이야. "  그런데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이상하게 하고싶은 것, 보고싶은 것, 가고싶은 곳등이 왜이리 많은지....  친구들은 내 나이를 생각하라고 ...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것은 엄마에 대한것입니다.

"엄마" 부르기만 해도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우리 엄마는 연세가 많으십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친구들의 엄마와 비교를 하면

저와 너무나도 세대차이가 나지요.  언제부터인가 엄마의 얼굴엔 주름이 많아지고 흰머리도.. 이곳저곳 아픈곳도 많아졌습니다.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작년 10월 우리에게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엄마와 우리가 감당하기엔 너무도 큰일이였고, 황당했습니다.

그때서야 엄마의 뒷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의 자람으로 인해서

작아진 키와 하얗게 변해가고 있는 머리, 미안해 하시는 모습....

엄마를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 가족을 위해 한것이 없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은 엄마를 이해합니다. 모든것을 혼자서 처리하려 하셨고,

당신의 삶에서 우리를 빼놓고 생각하지 않으셨음을...아플때 저보다 더

아파하셨고, 힘들때 더 힘들어 하셨는데도 우리에게 눈물한번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겠지요.

 

계란한판에서 시간이 지나면 두판으로 넘어가겠지요.

제 나이 서른은.. 아직 늦이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일과 사랑 그리고 가족.

사랑하는 이들..  이 모든것은 사랑으로 제게 오신 하느님의 선물임을

알았습니다. 이제부터 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사랑입니다."

" 엄마 사랑해." ---  지면으로 제 사랑을 고백합니다.

P.S : 이 모든것을 깨닫게 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립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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