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교회음악

성모 성가, 알고 부르면 맛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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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09 ㅣ No.2214

성모 성가, 알고 부르면 맛 더해진다



5월은 성모 성월이다. 완연한 봄 향기 속에 만물이 만개하는 이달을 가톨릭 교회는 인류 구원의 탁월한 협력자이자 참사랑의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는 때로 삼는다. 마리아에 관한 성가가 가장 많이 울려 퍼지는 때도 이달이다. 하지만 관련 성가를 제대로 알고 부른다면 훨씬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이상철 신부의 도움말을 통해 「가톨릭 성가」에 나오는 대표적 마리아 성가 몇 곡을 소개한다.


248번 ‘한 생을 주님 위해’

본당 ‘성모의 밤’ 행사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성가다. 역사가 오래된 듯하지만 150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곡은 본래 성가로 작곡된 것이 아니다. 미국 개신교 작곡가인 아이작 우드버리(1819~1858)가 ‘어머니’를 주제로 쓴 대중가요다. 당시 ‘어머니’란 주제는 대중가요에서도 인기 있는 주제였고, 미국의 한 성모 신심 단체가 차용해 쓰면서 성가로 불리기 시작했다. 대중가요에 신앙 가사가 붙으면서 교회의 어머니를 찬양하는 노래가 된 것이다.

원곡의 선율이 얼마나 변형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 3절을 제외하곤 새롭게 변형됐다. 세속 노래에서 온 것이기에 직접 예수님을 거론하진 않지만, 예수님 십자가 길 고통을 함께 나누셨던 어머니를 잘 표현하고 있다.

유절 부분이 후렴보다 더 극적인 선율 구조로 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삶의 애환과 어머니께 의탁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성가 책에 표시된 ‘가벼운 기분으로’ 부르는 것은 사실 적절치 않다.


250번 ‘굽어보소서 성모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전후로 한 미국 성음악계의 쇄신에 따른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1913년 「미국 가톨릭 성가집」에 실렸던 이 곡은 유럽에서 건너온 ‘체칠리아 운동’의 영향으로 미국 가톨릭 음악의 쇄신 운동이 펼쳐지던 시기에 소개된 곡이다. 체칠리아 운동이란 과거 무반주의 다성음악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종의 복고 운동을 말한다.

슬로바키아 성가인 이 곡은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19세기 미국으로 이주했던 동유럽인들의 고단함을 달래준 곡이기도 하다.

가사 ‘모’나 ‘는’의 위에 거꾸로 된 V자는 약하게 악센트를 주라는 표시이며, ‘보소’, ‘자하’, ‘부터’ 등 음이 뛰어오르거나 내려오는 부분에서 정확한 음을 내도록 유의해야 한다. 곡의 끝 부분 ‘rall.’에서는 ‘점점 느리게’ 불러야 한다.


252번 ‘성모여 우리 위해’

이 곡은 18세기쯤 시칠리아, 나폴리 등지에서 기원한 선율이거나 혹은 16세기 때부터 구전된 노래로 알려졌다. 1790년대 ‘시칠리아 어부의 찬미가’, ‘오 가장 거룩하시고, 가장 인자하신 어머니’ 등 제목으로 소개된 이 곡은 시칠리아 섬 어부들이 성모님께 부르던 찬미가로 많이 전해온다. 워낙 유명해 베토벤도 이 곡으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 「시스터 액트」에서 활발한 리듬으로 편곡해 유명세를 탄 곡이기도 하다.

이 성가는 성모님에 대해 △ 1절 : 거룩하고 인자하신 분 △ 2절 : 위로이시며 안식처이신 분 △ 3절 : 모든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시는 분 등 성모님이 어떤 분인지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곡은 꾸밈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불러야 합니다. 1절 ‘거룩하시고’에서 ‘고’ 다음 이어지는 음은 숨 없이 이어 부르거나 숨을 빨리 쉬고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6번째 마디부터 계속 음이 올라가는 부분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마지막 부분 ‘우리 위해’와 ‘비오소서’는 크게 부르다가 하행하는 흐름으로 노래하면 된다. 4박자 곡이므로 첫 박에 살짝 악센트를 넣으면 곡이 살아난다.

[평화신문, 2015년 5월 10일,
정리=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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