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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공동선이란 무엇이며,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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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9-01 ㅣ No.194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공동선이란 무엇이며, 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온 세상의 물은 순리에 따라 바다로 흘러들어 갑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삶의 목적지인 하느님을 향해 가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이 순례의 길을 가는 인간은 혼자서 생존할 수는 있으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은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사회를 형성합니다. 사회생활은 인간에게 주어지는 우연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적인 요구입니다. 사회 안에서 사람은 주어진 재능을 키우고 부르심에 응답하며 사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인류의 사명은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고 성부의 외아들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77항) 사회는 개인들이 모여 형성된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남녀가 부부가 되어 일치하는 데에도 평생이 걸리는데, 거대한 사회는 어떻게, 무엇을 위해 하나가 될 수 있습니까?

수학에서 서로 다른 분수가 하나의 수로 통합될 수 있는 이유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이 보여주는 다양함은 하늘의 별만큼이나 각양각색이지만, 서로가 일치할 수 있는 공통분모는 우리 모두가 최종 종착지인 하느님을 향해 가는 ‘인간’이란 사실에 있습니다. 굶주림의 허기를 느껴본 사람은 이웃의 배고픔을 잊지 않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가슴 아픔을 기억하는 사람은 같은 슬픔을 겪고 있는 이웃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이 사회의 일치를 이루는 핵심입니다. 오직 나만의 기쁨도, 너만의 이익도 아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공동선입니다.

공동선은 인간의 존엄성에 뿌리를 두고 사회의 안녕과 발전 그리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907-1909항 참조) 인간 사회는 행복의 항구를 찾아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거대한 배와 같습니다. 그 배는 가난한 사람, 부유한 사람,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 건강한 사람 등 모든 인간을 태우고 갑니다. 바다에 항상 파도가 일듯이, 우리의 현실 속에서 물질주의의 바람은 거세고 쾌락주의의 파도는 높아만 갑니다. 폭풍우의 시련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힘과 뜻을 모아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구명조끼를 챙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항로 잃은 배는 침몰할 것이며, 침몰은 개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늘나라 항구에 무사히 도착할 것입니다. 바람과 물결을 꾸짖으시어 그것들마저 복종케하는 예수님께서 같은 배에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루카 8,24-25 참조) 우리는 그분의 가르침을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실천하고 증언해야 합니다.

영혼과 육신으로 결합한 인간은 영적이고 세상적인 두 가지 측면에서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합니다. 두 차원의 삶을 잘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가장 큰 사회적 계명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길이 공동선입니다. 사랑은 타인의 권리를 존중합니다. 진리에 바탕을 둔 공동선은 이 세상에 하느님이 현존하고 계심을 느끼게 해줄 전령사입니다.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사랑의 힘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겸허함을 바탕으로 한 인간에 대한 깊은 존경심에서 시작됩니다.

“서로 깊이 아끼고, 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로마 12,10)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1877-1917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9월 1일 연중 제22주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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