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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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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5 ㅣ No.60

요한 바오로2세 교황님을 추모하며
[경향신문 2005.04.04 17:21:18]
먼저 우리 모두의 영적 아버지이셨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선종 소식에 대해서 사제이자 가톨릭 신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이제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천상 영광을 누리고 계시기에 그저 슬퍼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재위 27년 동안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포하시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이 세상의 평화와 일치, 화해와 용서를 위해 전 삶을 바치셨습니다. 또한 교황님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수호하고 양떼들을 이끌어 온 영적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포하신 분이셨습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만나 위로하시고 그들과 함께 모든 고통을 나누신 분이셨습니다. 특히 당신의 조국 폴란드를 비롯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았던 공산국가들의 국민을 고통과 억압에서 해방시키셨고, 반목과 냉전의 시대에서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바꾸어 놓으신 이 시대 최고의 평화의 사도셨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가톨릭 교회와 인류의 영적인 스승으로서 복음의 가르침을 선포해오셨습니다. 교황님은 지금까지 14편의 회칙을 포함한 많은 문헌을 통해서 그 시대에 요청되는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진리를 가르쳐왔습니다. 특히 교황님의 모든 가르침에는 하나의 핵심주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됐다는 사실을 망각할 때 인간의 자유는 파괴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교황님께서는 다른 종교와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섰습니다. 1986년에는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로마의 유대인 회당을 방문하셨고, 대희년인 2000년에는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서 기도를 바치셨습니다. 그리고 시리아에서는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최초의 교황으로 기록되기도 했고, 모로코에서는 환호하는 이슬람 젊은이들에게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한국을 두 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셨습니다. 특히 교황님께서는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1984년 5월에 처음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여의도광장에서 1백50만명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신앙대회와 한국 성인 103위 시성식 집전을 비롯해서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 방문과 성모당 방문, 그리고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6만여명의 대구대교구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 대회와 사제서품을 거행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삶은 전 세계의 평화와 일치를 위한 삶이셨습니다. 또한 인류의 용서와 화해를 위한 삶이셨습니다. 나아가 인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이셨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평화의 사도이자 생명의 수호자이셨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삶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분이 남기신 말씀, 그분이 몸소 실천하셨던 행동 하나하나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인류의 평화와 일치를 위해 전 삶을 봉헌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이창영(바오로)/ 신부·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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