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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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06-03 ㅣ No.8068

    
    
    
    세상에서 가장 깊은 감동
     
     
    회장님은 
    왜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을 수 있는 
    회장의 자리를 버리고 
    이렇게 고생을 하며 
    군고구마 장수를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회장은 크게 웃더니 
    주위를 한 바퀴 휙 
    둘러보며 말했다. 
    
    
    
    “자네는 이곳에서 뭘 느끼나?” 
    “예? 사람들과 포장마차 
    그리고 빌딩들…….
    뭐 이런 것들이 보입니다.” 
    
    
    
    회장은 포장마차 밖으로 나오더니 
    포장마차 오른쪽에 붙여 놓은, 
    손으로 쓴 듯 보이는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라는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걸 보며 느껴지는 게 있나?” 
    나는 많은 것을 가졌네, 
    사업에 성공해서 돈과 지위를 얻게 되었지. 
    
    
    
    그래 나도 그게 
    최고인 줄 알았어. 
    그런데 어느 날 자네가 
    서 있는 그 곳에서 
    나도 어떤 군고구마 장수에게 
    고구마를 사기 위해 서 있었고 
    성공과 돈이 다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때였네. 
    
    
    
    군고구마 장수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었어. 
    군고구마를 달라고 말하기 
    미안 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었지.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었나봐. 
    
    
    
    한 아이가 그 군고구마 장수에게 다가오더니 
    ‘아빠, 몸도 안 좋으신데 이만 들어가세요, 
    제가 대신 일하고 들어갈게요.’ 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그저 참 효심 깊은 아들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마침 그때 
    내가 서점 하나를 인수했던 싯점이었기 때문에 
    그 아이에게 좋은 책을 선물하고 싶어서 물었지 
    
    
    
    ‘애야, 학교 가서 공부하고
    여기에 와서 밤늦도록 아버지를 
    도와드리면 힘들지 않니?’ 그랬더니...
    그 아이가 힘들지 않다고 말하더군. 
    
    
    
    나는 그렇게 말하는 
    그 아이의 얼굴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여서 
    ‘혹시 학교에서 필요한 책 없니? 
    이 아저씨가 서점을 하나 운영하는데 
    네 예쁜 마음이 아름다워서 좋은 책을 
    선물하고 싶구나.’ 물었었지. 
    
    
    
    그런데 그 아이는 아무런 책도 필요하지 않다더군. 
    
    
    회장의 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당연한 듯 말했다. 
    “동정 받기 싫었던 거군요.” 
    회장은 픽 웃으며 대답했다. 
    “동정? 나도 처음엔 그런 줄만 알았지. 
    그래서 ‘이 아저씨가 책을 주는 게 싫으니’
    라고 물었더니 그 아이가 대답하길 ‘
    저는 하루에 한번씩 이 세상에서 가장 
    감동 깊은 책을 읽고 있는걸요.’라고 대답하더군. 
    
    
    나는 군고구마 장수가 가난한 살림에 
    그래도 좋은 책을 사주며 자식 교육은 
    잘 시키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물었지 
    
    
    
    ‘어떤 책이 가장 감동 깊었니? 
    그리고 나는 그 아이의 대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네.” 
    
    
    
    나는 궁금해져서 물었다. 
    “대체 그 책이 어떤 책이기에 
    회장님이 놀라시기까지......” 
    
    
    
    어떤 책이 가장 감동 깊었냐고 
    묻는 나에게 그 아이는 ‘전, 이 세상에 
    그 어떤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책보다 
    몸도 불편하신 아버지가 손수 수성 팬으로 
    삐뚤삐뚤 써 놓으신 군고구마 4개 2천원, 이라는 
    문구가 세상에서 가장 감동 깊어요. 
    
    
    
    저 글씨 안에는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아무리 자신의 몸이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저는 아버지의 저 글씨를 보며 
    마치 책장을 넘기듯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넘겨 볼 수 있어요.’
    라고 대답하더군.” 
    
    
    
    - 김종원의 세븐 데이즈(Seven Days)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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