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5년 1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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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5-02-27 ㅣ No.230

 

신앙에 철들기

손희송 베네딕토 신부님

찬미 예수님,

새해가 되어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서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람이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고 해서 철이 드는 것은 아니고 노력을 해야 철이 들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철이 드는 것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철이 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늘었지만 신앙의 철이 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미숙한 상태에서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에 교회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은 아닌지, 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의 철이 들면 사람이 달라지고 몇 가지 특징으로 나타납니다. 신앙의 철이 든 사람은 감사할 줄 알게 되며 하느님의 은혜를 헤아릴 줄 압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님이 나에게 해 준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인도 하느님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지 감사하게 됩니다. 내가 얼마만큼 큰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살고 있는지 깨닫고 그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됩니다. 두 번째로 그렇게 많이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면 자기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놓습니다. 내가 가진 시간이나 재능이나 재산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서 기꺼이 나누고 봉사를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에 철이 든 사람의 세 번째 특징은 자기의 십자가를 질 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신앙에 철이 들지 않으면 불평불만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믿게 되면 모든 것이 순조롭고 복을 많이 받을 줄 알았는데 하느님을 믿어도 여전히 고통과 어려움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내가 기도도 많이 하고 레지오 단원으로 봉사도 많이 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불평불만을 합니다. 그러나 신앙에 철이 들면, “! 이것은 내가 져야할 십자가이구나. 하느님께서 무언가 뜻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어려움과 고통을 주시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으면서 묵묵히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갈 줄 알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에게 신앙인으로서 철이 드는 축복이 우리에게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축복도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것이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많이 주시는데 우리는 그것을 받을 만큼의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그릇이 되지 못하면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려면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자주 듣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이란 그냥 두면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항상 나의 생각이 최고이고, 나의 편안함이 최고이고, 나의 입장이 우선되어야 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 다른 것을 희생시키는데,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새겨듣고 산다면 하느님 중심으로 살게 됩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고 봉사하며 산다고 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새기는 시간을 꾸준히 갖지 않는다면 자기도 모르게 하느님이 아닌 자기중심적으로 살게 됩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 분이셨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으셨던 분이셨고, 때로는 말씀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에도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셨던 분이셨습니다. 우리도 말씀을 자주 듣고 가슴속에 새겨야 되는데 비록 그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성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기는 그런 자세를 지녀야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기도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에 철이 들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도하지 않기 때문에 신앙의 맛을 모르고 신앙이 발전하지 않습니다. 답보상태가 아니고 후퇴하고 신앙이 시들어 버립니다. 꾸준히 기도해야 신앙이 자라고 철이 들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성모님은 예수님 부활 후 제자들과 기도하셨다고 전해집니다.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셨을 때 성령이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꾸준히 기도할 때 영이 우리 안에 내려 오셔서 우리의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매일 꾸준히 규칙적으로 기도할 때 비로서 신앙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움직여야 합니다. 움직임은 봉사를 말합니다. 성모님은 하느님 말씀에 따라 움직이셨습니다. 요셉을 통해서 헤로데가 아들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 요셉과 함께 멀리 이집트로 피난 가셨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십니다. 그 전에도 가브리엘 천사의 전갈을 듣고 엘리사벳을 찾아 떠나십니다. 성모님도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실 때 따라 다니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항상 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움직이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레지오가 선교도 안 하고 자기들끼리 기도하고 친목단체처럼 되어 가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는 신앙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성모님처럼 움직이며 사랑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봉사할 때 우리의 신앙이 성장합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뜻을 잘 생각하면서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신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순종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교회는 신앙의 철이 든 사람이 많이 필요합니다. 철이 든 사람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어야겠다는 모범이 필요한 데 그런 예가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생활이 미숙한 채로 머무는 것 같은데 올 한 해 단원들이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를 중시하고 열심히 활동해서 신앙의 철이 들고 우리 교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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