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야옹이 이야기 그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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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YA-ONG [clausura2] 쪽지 캡슐

1999-12-29 ㅣ No.1215

지금으로부터 약 2,3년 전...

그때에 주님께서 사랑하시던 어떤 신학생이 야옹이 방에 놀러 갔다.

아니, 놀러 갔다기 보다 격려를 하러 갔다.

야옹이는 신학교 최대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종합시험을 치루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종합시험은 신학교 생활 5년동안 배운 모든 과목을 그 시험범위로 하는 무한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어마어마한 시험이었다. 더군다나 다음날 과목은 그 종합시험 중에서도 가장 많은 범위와 까다로움을 자랑하는 '그리스도론'이었다.

때는 밤 9시. 주님께서 사랑하시던 신학생은 당시 역시 신학생이었던 야옹이의 방문을 열었다.

그때 야옹이는 반 쯤 감긴 눈과 애처로운 표정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걸 어쩌냐? 아직 10페이지도 못봤는데 벌써 졸려 죽겠다..."

그는 아무 질문도 안했는데 이렇게 말했다.

하긴 그 사랑받던 신학생이 봐도 심각해 보였다. 약 100여 페이지 가까운 분량이 한 번도 접혀진 적이 없는 채로 깨끗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형, 너무 걱정마.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보면 충분히 다 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사랑받던 신학생은 그의 공부를 돕기 위해 얼른 나왔다.

11시 10분전, 주님의 사랑을 받던 신학생은 야옹이가 걱정이 되었다. 그가 밤을 새워 공부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사랑받던 신학생은 컵라면을 하나 들고 야옹이에게 다시 갔다.

문을 연 순간, 야옹이는 순간적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노트북 컴퓨터에는 게임이 한창 진행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야옹이는 이렇게 말했다.

"어, 공부하다 잠깐 머리 식힐라고...."

그러나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책은 여전히 그대로 였고, 무엇보다 35만이라는 점수는 도저히 1,20분정도로 낼 수 있는 점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를 직접 목격한 자의 증언 이기에 믿을 수 있다. 그는 바로 이글을 쓰고 있는 자이다..

 

아무튼 이러한 야옹이가 빵구 한 번 없이 무사히 신부님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신앙의 신비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요즘은 공부좀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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