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 그대가 떠나야 한다길래 난 미리 아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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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zanac] 쪽지 캡슐

2000-07-14 ㅣ No.2830


http://zanac.new21.org 추억여행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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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떠나야 한다길래 난 미리 아파했습니다>



그대가 떠나야 한다길래 난 미리 아파했습니다

막상 그대가 떠나고 나면

한꺼번에 아픔이 닥칠 것 같아

난 미리부터 아픔에 대비했습니다

미리 아파했으므로 정작 그 순간은

덜할 줄 알았습니다

또한 그대가 잊으라시면



그냥 허허 웃으며 돌아서려 했습니다

그대가 떠나고 난 뒤의 가슴 허전함도

얼마든지 견뎌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리 아파했으나 그 순간은 외려 더 했고

웃으며 돌아섰으나 내 가슴은

온통 눈물밭이었습니다

열마든지 견디리라 했던 그리움도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제 와서 어쩌런 말인지.....

그러나 나는 그런 중에도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내 가슴이 이런데 당신의 가슴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슬픔을 슬픔이라 이야기하지 않으며

아픔을 아픔이라 이야기하지 않으며

그저 행복했다고 다시 만날 날이 있으리라고

이 세상 무엇보다도 맑은 눈물 한점 보이고 떠나간 그대

아아...그대는 그대로 노을이었습니다

내세에서나 만날 수 있는 노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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