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정판금안토니오 형제님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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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기 [kalmagi] 쪽지 캡슐

2006-09-11 ㅣ No.6712

아래의 글은 정판금안토니오 형제님께서 생전에 성서못자리에 글을 남기신 것을 발췌하여 올린글입니다. 하느님 나라로 가신 정판금안토니오형제님을 추모하면서 이글을 올립니다. 생전에 저에게 배풀어 주신 사랑에 한 없이 고마움을 느낌니다. 부디 편히 계십시오

 

조건 없는 사랑에 감사하기

정판금(고덕동 성당·안토니오)
주님, 감사합니다. 당신께의 갈증을 못자리를 통해 시원하게 식힐 수 있도록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덕동 성당 앞에 쭈구리고 앉아 신부님과 인사를 나누는 신자들을 쳐다보는 한 중년 남자가 불교신자인 저였습니다. 성당 마당에 보이는 사람은 사랑하는 집사람과 아들, 딸 입니다. 집안에서의 종교분쟁은 밥을 먹다가도 제사, 명절 깊은 밤에도 우박내리듯 발생했습니다. 도대체 내 새끼, 내 집사람과 나의 웃음을 빼앗아간 성당, 지옥 같은 주말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런데 기회는 왔습니다. 지방근무 1년간의 홀아비(?) 생활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명상을 통해 준비기간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98년 여름밤 산중턱 숙소에서 바라본 야경 속에 유난히 가깝게 느껴지는 십자가는 나를 “언제든지 들어오시오” 하듯이 활짝 문이 열려 있는 조곡동 성당으로 이끌었습니다.
집사람에게 통신교육(교리)을 하겠다고 했을 때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목소리! 그래, 나 하나 믿고 살아왔는데 돈 안 드는 선물을 하자고 결정하고 부처님께 이별 신고(?)를 하러 송광사를 찾아가 그동안 은혜에 감사하고 그 동네(기독교 예수님 동네) 가서도 가족 아끼고 착실히 살겠다고 눈물을 흘리며 떠나왔습니다.
주님! 이제는 당신 곁을 떠나서는 못 삽니다. 말씀의 천국에서 사랑과 자비를 샘물처럼 마시면서 부르실 때까지 살렵니다. 저의 소신은 첫째, 복음을 많이 읽고 묵상하며, 둘째, 조건 없는 사랑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사랑을 실천하는 주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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