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06년 1월 22일 세나뚜스 월례회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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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 쪽지 캡슐

2006-01-24 ㅣ No.25

훈화

(세나뚜스 월례회의-2006년 1월 22일) 윤병길 세례자요한 지도신부 

 

 

찬미 예수님,

새해 첫 월례회의를 통하여 여러분을 만나 반갑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새로운 시간과 삶에 감사드립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한번 여러분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십시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라고들 합니다. 또 ‘사람이 살다 보면 얼굴에 그 사람의 삶의 역사가 드러난다’고도 합니다.

이런 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도 되고 동시에 어질고 착하게 살라는 권유이기도 합니다.

‘인상이 좋아 보인다’ ‘함께 있으면 편안함을 느낀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은 그 얼굴을 통해서 그의 착한 모습이 드러나지만 어떤 사람은 얼굴만 봐도 불편해 보이고 함께 있으면 짜증이 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어보십시오. “너는 오늘 행복하니?” 하고.

오늘 영적 독서는 양심이 어질지 못하면 언제나 두렵고 편안치 못하다고 말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 하느님 앞에서 얼굴을 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것들에 집착하고 이것저것 명분을 따지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댑니다. 무슨 일이든지 남의 탓만 하겠지요.

하지만 진정으로 어진 양심을 가진 사람은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고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점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다 때가 있으려니 하며, 하느님께서 자신이 모르는 무엇을 준비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갖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올바로 보면서 성찰할 수 있다면 양심이 모질어질 수 없고 포용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고통이 짜증나고 힘들게만 느껴지지 않고 하느님의 안배에 의지하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의 덕을 키우는 수련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입니다. 돈을 들여서도 공부를 하는데, 인생공부를 멋지게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불투명한 상황, 옳고 그름을 헤아릴 수 없는 역경에 부딪힌다면 황급히 대응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십시오. 주님의 부활의 영광은, 그 앞에 십자가의 수난과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은 나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인간 세상의 즐거움이나 영광을 찾지 말고 참되고 영원한 영광을 찾으십시오. 자신의 마음을 억지로 포장하지 마십시오. 잘못 포장하면 속은 썩어서 냄새를 풍길 수도 있습니다. 거짓된 삶을 버리고 진실된 삶을 살고자 한다면 여러분이 양심을 어질게 가져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고 하느님께 의탁하는 사람은, 이 지상의 삶이 매우 복잡하다고 해도 끝내 자신이 가야 할 하느님께로 향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영적 독서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으며 과연 무엇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인지에 대하여 들었습니다.

사람이 그 양심을 어질게 가질 때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고통도 달게 받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찾는 사람은 인간의 칭찬을 경계합니다. 인간의 칭찬을 기꺼워하는 이는 세상에서 영광을 찾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영광은 언제나 슬픔을 가져다 줍니다. 이 세상의 영광은 항상 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진실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욕심에 빠져 거짓을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깨끗하고 어진 양심을 가진 사람은 작은 일에 충실합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책임을 지며 늘 하느님께 의탁하기에 기도 중에 하느님의 뜻을 찾게 됩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의탁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하느님의 일을 하며 하느님의 도구가 됩니다. 우리도 진정한 하느님의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늘 우리의 양심을 어질게 가지고 마음의 평화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올 한 해 보다 더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아멘.

 

영적 독서 : 반성 (준주성범 2권 6장)

 

1. 착한 사람의 영광은 어진 양심이 증명하여 주는 데 있다. 양심을 어질게 가져라. 그러면 항상 즐거운 것이다. 양심이 어질면 많은 수고를 참아 견딜 수 있고, 역경 중에라도 많이 즐거울 것이다. 양심이 악하면 두려움이 그칠 사이 없고 편안치가 못하다. 네 마음이 너 자신을 책하지 않는다면 유쾌하고도 평안할 게 아니겠느냐? 무엇이든지 잘한 다음이 아니면 즐거워 말아라. 악한 사람은 참 즐거움이 있을 수 없고, 마음속에 평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악인들에게 무슨 평화가 있으라?"(이사야 57, 21)고 주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는 평화한 중에 살고, 우리에게는 아무런 재앙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또 누가 우리를 감히 해치랴"고 악인들이 말할지라도, 그 말을 믿지 말아라. 하느님께서는 갑자기 분노하실 때가 있으니, 그때에는 악인들의 행위가 허무로 돌아갈 것이요, 그들의 생각이 멸망하고 말 것이다.


2. 사랑이 있으면 곤란 중에 있음을 영광으로 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이렇게 영광을 삼는 것은 주의 십자가로 영광을 삼는 것이다. 사람이 주고받는 그 영광은 잠깐이다. 세속의 영광에는 항상 근심이 따른다. 어진 사람들의 영광은 그 양심에 있고, 사람들의 입에 있지 않다. 의인들이 즐기는 것은 하느님께 대한 것이며, 하느님 안의 것이며, 그들의 즐거움은 진리에 대한 즐거움이다. 참되고 영원한 영광을 원하는 사람은 잠세의 영광을 도모하지 아니한다. 잠세의 영광을 찾거나, 혹 찾지 아니해도 진심으로 자신을 경천히 여기지 아니하는 이는, 하늘의 영광을 덜 사랑한다고 아니할 수 없다. 칭찬을 듣거나 책망을 듣거나 무관심한 사람은 그 마음이 매우 고요하다.


3. 양심이 깨끗한 사람은 만족을 누리기 쉽고 평화를 누리기도 쉬울 것이다. 네가 칭찬을 듣는다고 더 거룩해지지 않고, 책망을 듣는다고 더 천해지지도 않는다. 너는 그대로 너다. 하느님께서 아시는 그것보다 더한 가치를 가졌다 할 수 없다. 너는 네 속이 어떠한지 잘 살핀다면, 밖에서 사람들이 너를 가지고 무엇이라 하든지 상관치 않을 것이다. 사람은 얼굴을 보고 가치를 헤아리나, 하느님은 마음에 있는 것을 보신다. 사람은 행동을 살피고, 하느님은 그 뜻을 살피신다. 항상 잘하면서도 자기는 변변치 못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겸손한 영혼의 표다. 무슨 조물의 위로를 받고자 아니하는 것은, 깨끗한 마음과 내적 의탁의 표다.


4. 밖에서 남들이 자기를 인정해 주기를 윈치 않는 사람은, 하느님께 자기를 완전히 맡긴 분명한 증거다. 성 바울로의 말씀대로, "참으로 인정받을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께서 내세워 주시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2고린 10,18) 안으로는 하느님과 더불어 살아나가고, 밖으로는 어떠한 정에든지 잡히지 아니할 만큼 산다면, 이는 내적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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