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사제,그저 자유롭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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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05-31 ㅣ No.8064

 

    사제, 그저 자유롭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공동체 곳곳에서 바람이 불었습니다 우리의 사제는 두 팔 들어올려 그 바람 다 안아서 주님께 봉헌합니다 사제, 그의 팔은 천근이 되었고 백성들은 평화를 얻고 돌아갑니다 오늘 하루도 공동체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쏟아졌습니다 우리의 사제는 두 팔 더 높이 올려 다 안아서 가슴에 묻습니다 사제, 그의 귀는 귀앓이를 해야 하고 백성들의 입은 멈출줄을 모릅니다 오늘 하루도 세상 곳곳에서 어둠의 욕망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제는 두 팔을 더 높이 더 높이 들어올려 악의 유혹을 물리치느라 사제, 그의 팔은 만근이 되었고 백성들은 편히 잠이 듭니다 오늘 하루도 공동체 곳곳에서 잡아당기는 밧줄에 끌려다닌 우리의 사제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내 아내, 내 남편에게는 절제를 요구하면서 사제에게는 쉬임없이 부어댑니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백성들에게 사제는 거절할 수가 없기에 다 받아들입니다 나의 실수는 애교가 되고 사제의 부족함은 큰 오점이 되어 마치 공동체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양 백성들은 안절부절 불안해 합니다 사제의 전정을 걱정한다는 전제 하에 각자의 방식으로 사제를 사랑합니다 내 관점의 사랑방식이 우리의 사제를 구속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짓눌리고, 학교생활에 짓눌려 ‘나는 왜 공부를 못할까, 나는 왜 못 생겼을까, 나는 학교가 싫고 죽고만 싶다‘고 일기장에 설움을 토해냈던 소라는 이제는 학교도 좋고 성당에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싱글벙글입니다 부족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준 우리의 사제는 절망의 늪에 빠져 있던 한 어린아이를 살려 냈습니다 우리의 사제는, 마음을 열어 밝은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소라에게서 보람과 기쁨과 용기와 위로를 얻습니다 모든 것 팽개치고 달아나고픈 고독이 엄습해와도 또 하나의 소라를 구원하기 위해서 우리의 사제는 세상 끝 날까지 견뎌낼 것을 다짐 합니다 그 끝에서 “너는 나를 꼭 닮았다”고 어여삐 반겨주실 주님께 순명할 것을 다짐하며 옷매무새를 바로 잡습니다 주님, 사제, 그 마음에는 한줄기 바람도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청정하게 해 주소서 사제, 그에게는 물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저 자유롭게 하소서 내 사제, 내 사랑 방식으로 사제를 붙잡아 이기적인 판단과 욕심과 단죄로 판단분별하지 않고 우리의 사제로서,그저 자유롭게 놓아주게 하소서 내 관점, 내 판단, 내 생각, 내 염려를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하지 않게 하소서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사제가 우리들의 이기심과 모두에게서 온전히 자유로워질 때, 그 때 비로소 완덕과 성덕으로 가는 길임을 저희가 깨닫고 실천하게 하소서 사제를 위하여 그저 기도만이 최선임을 알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사제가 물처럼, 바람처럼, 새처럼, 구름처럼 그저 자유롭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사제를 지켜주소서. - 2008.5.30. 사제 성화의 날에 -헤레나 - 카돌릭 굿뉴스 따뜻한 이야기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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