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re:1873, 그리고 신부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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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경순 [veronicam] 쪽지 캡슐

2002-06-17 ㅣ No.1877

미카엘라가 쓴 대로 저 김밥 못싸요.

열개중에 여덟개가 터진다고 미카엘라가 썼는데요. 실제로는 아홉줄이 터져요.

그래서 소풍가는 날은 온식구가 폭탄 맞은 김밥 비슷한 거 먹느라고 고역을 치뤘지요.

그래도 맛만 있더라~

그래서 저는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라는 유행어가 나왔을 때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모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옆사람이 꼭 제 부아을 돋굽니다.

’김발로 싸면 돼요.’

조용히 제가 하는 말,’저도 김발로 싸는데 그래요.’

’..........?!’

 

 

지난번 미사중 캠프 공지하실 때 신부님께서 ’김밥 안싸주는 엄마 ,나쁜 엄마에요!’하고 선언하실 때도 옛날 상처가 되살아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살살 달래서 흰밥에 고기 볶음, 달걀쌈, 소시지 볶음으로 타협을 볼수 있을까 얼마나 고심했다구요.

드디어 아이가 자발적으로 김밥 도시락 안가져간다고 할 때에야 비로소 김밥 컴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나이 먹도록 김밥 못싸는(안싸는..이 아닌) 엄마, 나쁜 엄마에요!하고 다시 선언하셔도 사실 할말이 없습니다.

7구역에서 다시 폭로성 글을 올릴까봐 미리 고백합니다.(고백(해)성사도 공동체성이 있나봐요)

지난번 시노드 토론이 저희집에서 있었는데 저는 퇴근해서 밤10시30분에 집에 도착해서

오신 손님들로 부터’어서 오시라’는 인사를 받았답니다.

글로리아 반장님이 식혜를 해오셨는데 가만히 입다물고 있음 될 것을,

’우리 남편이 식혜를 무척 좋아하는데 저는 아직도 이것 만들줄 모른답니다.’라고나불나불.

제가 결혼한지 1년 됐냐구요? 26년 됐어요.

이렇게 못하는 것이 많아도 주변 분들 덕분으로 잘~살아왔습니다.

그날 마늘 찧어서 얼려놓은 것과 농사지은신 강낭콩 가져다 주신 루시아 반장님

우리 남편 강낭콩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이사했다고 비누 과일 화장지까지 엄청 사다주신 여러분들.

저희 집...아무래도 월드컵 끝나면 수사대상 될 것 같아요.

 

미카엘라, 그렇게 널리 알려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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