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및 기사모음

러시아인, 바티칸과 화해못한 과거에 아쉬움

인쇄

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04 ㅣ No.50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러시아인들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한편으론 그의 교황 재임 시절 가톨릭 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간 불화를 끝내 극복하지 못한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 다른 정교회 국가들은 방문했지만 유독 러시아 땅은 밟아보지 못했을 만큼 양 교회는 순탄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 정교회는 동유럽과 소련이 무너진뒤 가톨릭 교회가 서방의  자금력을 동원해 정교회 신자들을 개종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양 교회간 갈등은 증폭돼왔다.

    지난 2003년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교황을 러시아에 초청했지만 정교회의 강한 반대로 그의 러시아 방문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같은 배경에서 교황의 서거를 접한 러시아인들은 요한 바오로 2세 시절 양 교회가 화해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러시아 소장파 교수들은 첫 번째 슬라브인 출신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를 러시아에 초청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러시아인 철학 교수는 "그는 우리와 같은  슬라브인으로서 공통된 정신과 러시아에 대해 따뜻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면서 "러시아 정교회는 요한 바오로 2세 재임 당시 바티칸과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황이 러시아와 반목의 역사가 깊은 폴란드 출신이라는 점, 러시아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지지자라는  점에서 요한 바오로 2세를 무조건 포용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모스크바 시민은 "교황은 소련 붕괴와 이후 자본주의 이행에 따른 경제 혼란을 초래한 고르바초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많은 러시아인들은 교황의 죽음에 대해 복잡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수일전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나는 등 교황은 고르바초프의 냉전 종식 의지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줄곧 지지했다.

    다른 한 시민은 "요한 바오로 2세는 러시아와 원한이 깊은  폴란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신뢰를 얻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교황의 서거로 인해 이제 바티칸과 정교회간 해빙은 더 멀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치평론가인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는 "향후 수년동안 교황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18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