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상급평의회[Con] 2005년 10월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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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 쪽지 캡슐

2005-10-28 ㅣ No.19

 

Allocutio by Rev.Fr. Bede McGregor O.P.

Spiritual Director to The Concilium


마리아의 정신과 성체


누군가 레지오에 대해 마음이 끌렸다면 틀림없이 그는 평소 성모님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교구나 본당에 레지오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으면, 그 교구나 본당에 성모님이 함께 계시도록 특별히 노력해야 합니다. 즉 레지오가 바로 성모님의 현존이 되어야 합니다. 교본에는 우리들의 관심과 마음을 성모님께로 향하는 일에 싫증을 내어서는 안 된다는 글이 몇 줄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성모님의 핵심적인 관심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데 우리들이 그것을 망각하면 위험합니다. 교본에 ‘레지오의 정신은 성모님의 정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이 성모님과 완전히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랄드 맨리 호프킨스는 그의 시 ‘우리가 숨쉬는 대기(大氣)와 같으신 복되신 동정녀’에서 레지오와 마리아의 관계의 한 단면을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아! 내 사랑하는 어머니,

내가 숨쉬는 대기여!


당신 안에 머무르는 내 삶 더욱 행복합니다

죄는 거기서 사라지고


내 가까이

때로는 아스라이 저 높은 곳에

청아한 하늘이 되시어

내 심술궂은 눈망울을 응시하시는 당신


오! 싱그러운 대기

내 귓속에 나지막이 들리는 소리

주님의 사랑을 알지니

인내하자 

참회하자

기도하자


세상에 생명을 주는 대기, 내 어머니

당신은 저기 초원(草原)에서 불어오는 바람

내 손 꼬-옥 잡으시고  나를 기르시는 그곳

당신 우리 안에 인도하소서

당신의 자녀 꼬-옥 안아주소서



레지오 정신은 성령과의 완전한 친교의 정신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레지오 단원이 하는 일은 어느 것이나 성령께 한 약속 때문에 마리아와 일치하는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우리들은 성모님의 성령께 대한 친교관계에 확실히 동참하기를 원합니다. 마리아의 정신은 예수님과 단단히 결합되어 있음도 알고 있습니다. 성모님 안에서 예수님과 관련이 없는 것은 진실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 마리아 정신과 성체에 관하여 잠깐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통상 미사에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가 있습니다. 신자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생명의 빵인 성체로 영적인 자양분을 얻고 있습니다. 우리 영혼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우리들에게 성체적인 삶을 사는 방법을 일러주십니다. 루가 성인이 그의 복음서에서 마리아의 정신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는 내용을 우리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의 복음서에서 두 차례 여기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마음속 깊이 이를 간직하였다.” 베네딕토 교황 성하께서 이르시기를: “마리아는 성교회의 기억을 온몸으로 체현(體現)하시는 분 - 따라서 교회의 사명을 보여주는 본보기이시다. 즉 말씀이 사는 장소가 되게 하고 말씀을 보존하며 혼돈의 시대에 이 말씀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이를 테면 악의 폭풍우로부터 말씀을 보호하는 모범이시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정신 안에서 레지오 단원은 겸손하게 그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이 생활하는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레지오 단원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하여 특별한 사랑을 가져야 하나 이것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항상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례에서 말씀이 선포될 때는 이 말씀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은 끝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 레지오의 ‘모습’에서 가장 심오한 측면을 말한다면 그 중의 하나가 교회 전례에 대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모은 일치라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정신과 성찬의 전례 사이에는 밀접한 연대(連帶)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성체를 영하면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완전한 사실임을 우리들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사의 희생제물, 즉 성체가 바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 자신입니다. 마리아께서 아드님 예수의 열정과 죽음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분은 여기에 동의하셨습니다. 그분 역시 예수님의 죽음을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께서는 아드님 예수의 십자가 처형의 그 무시무시한 과정만을 기억하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는지 그 까닭을 소중히 간직하십니다. 성모님은, 아드님이 스스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난을 겪으면서까지 우리들 하나하나에게 베푸신 그분의 지극한 사랑을 목격하신 첫 번째 증인이십니다. 이것이 성체가 성모님의 모성적 사랑에 대하여 갖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 갈바리아 사건(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사건)을 깊이 묵상해 볼 때 우리들은 어머니 마리아께 이미 봉헌되었습니다. 성체성사는 갈바리아 사건의 성사적(聖事的) 재현(再現)이기 때문에 성모님은 모든 성체성사에서 언제나 함께하십니다. 물론 성모님은 성체성사가 세워지기 오래전부터 성체성사의 정신으로 사셨습니다. 성모님은 이 세상에 육신의 모습으로 오신 구세주의 실존(實存)을 모신 살아계신 최초의 성합(聖盒)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아홉 달 동안 그 분의 몸속에 또 마음속에 예수님의 육신, 피, 영혼과 신성을 담고 살았습니다. 나는 이점을 이 이상 더 강조하여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레지오 단원이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이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마리아는 ‘성체의 여인’이며 레지오 정신은 ‘마리아의 정신’이므로 ‘성체는 모든 레지오 단원이 하나가 되게 하는 중심’이다.”


금년 성체의 해가 시작되면서 나는 모든 레지오 단원들에게 권할 만한 한 가지 과제를 생각해 보았는데 그것은 매일미사와 성찬식에 참례하고, 적어도 냉담자 1명을 회두시켜 성찬예식에 함께 참여하는 일입니다. 어느새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이때에 전 세계의 남녀 레지오 단원들에게 ‘마리아의 정신’으로 또 마리아를 사랑하는 마음 표현으로 성찬식 참례 결의를 새롭게 해보기를 권고합니다. 프랭크 더프 형제의 초기 사도직 활동 중 한 가지는 매일미사 참여 그룹을 만들고 그 회원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에델 퀸 자매는 영성체 없이 하루도 살 수 없었으며, 매일 영성체하기 위하여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였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매일미사 참여는 알피 램의 영성에서도 역시 중심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성체는 교회가 가지는 가장 위대한 보화이며 이것은 레지오 단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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