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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달력을 선물하고 싶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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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mela1004] 쪽지 캡슐

2000-01-09 ㅣ No.329

달력을 선물하면 일 년 동안은 그 사람에게 기억될 수 있어....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달력과 함께

 

 

" 달력을 선물하면 일 년 동안은 그 사람에게 기억될 수 있어....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달력과 함께 그 사람은??

 

새 달력을 선물하면 되겠지.....

일 년이 지난 뒤까지도 그 사람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안 변했다면....... " *^^*

 

 

가끔 예쁜 글들과 그림이 담겨있는 달력을 볼 때마다

욕심이 납니다.

나보다도

특별한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서요...

 

늘 기억되고 싶은 사람에게 스킨이나 로션을 선물하는 게

늘 아침, 저녁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듯이......

그 사람의 일상이 되고 싶다는 그런 의미가

달력을 선물하는데 담겨 있겠죠.....

새로운 해를, 나날을 계획하는 중에 나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요.....

 

오늘은 나를 위해 예쁜 달력을 하나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기억되고 싶은 사람이 나였으면 합니다.

특별한 나만의  달력.

그 매일 보게 될 달력 앞에서

내 자신이 나를 늘 기억한다면.

내 하루가 더 의미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구..

내 자신에게 나의 일상을 선물했을 때,

가장 기쁘게 그것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바램이

늘 이루어 진다면 더욱 좋겠지요....

 

 

여자들은 기록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몇 년 간 내 수첩을 봐도 많은 것들이 그 자취를 남기고 있으니까....

별걸 다 기억하는 여자여서가 아니라,

꼼꼼히 메모해 두기 때문에

어쩌면 많은 것을 기억하고

또 그 기억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안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올 한 해는....

그냥 많은 흔적들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은 나를 통과해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니까요.....

아무 것도 남겨놓지 않고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한 해가 된다구 해두

그 순간들이 나름대로 좋았다면...

너무 아련하지만 않다면.....

그냥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단지...

달력을 볼 때마다...

지나가는 시간들을 확인할 때마다...

그 시간을 채워나가고 있는

나를

느끼고 싶습니다.

 

그리구

그때마다

내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나를 보면서....

새 달력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길 바랍니다.

 

언제나

남겨진 자취를 보며

어제를 그리워하기 보다.....

내일의 약속에 오늘을 설레어 하기보다는

아무런 기록을

아직 남기고 있지 않은 현재일 지라도

그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한 달이 지나구, 일 년이 지난 뒤....

대략 언제쯤 누구와 무엇을 했다는 기억만으로

그것이 좋았었다고 행복한 미소를 입가에 지을 수 있기를

한 해가 시작된 지 약 10일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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