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신부님의 방

인쇄

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2-05-08 ㅣ No.3629

 

 영세 받기 전 " 다리 건너다 다리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다듯이  별 걱정 중에 하나가 미사 시간에

 

재미난 TV 프로 하면 어쩌나 ....도 걱정이였지요.

 

 하지만 요즘은 TV에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살다 신부님

 

 강론만 잘 귀 담아 들으면 요즘 뜨는 연속극이 뭔지

 

알게도 되어 오늘 밤 저도 "위기의 남자" 란 프로를 보았

 

 다는거 아닙니까...

 

 중간에 아이들이 여인 천하를 봐야 한다고 해서 제가

 

밀렸지만....

 

 낮에는 친정 아버지를 모시고 청계산  백운 저수지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사드리고  내 것은 아니지만  (남 잘 난 맛에 나도 산다?)

 

 용산 성당 묘지를 구경 시켜 드리며 우리 성당엔 이런 곳

 

도 있어요 하니 교우가 아니신 아버지는 " 참 좋은 성당엘

 

 다니는구나... ’ 하시더군요.

 

 좋은 성당!!!!

 

   사제관을 헐게 된다기에 어제는 사제관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목위원 일로 신부님과의 면담으로 딱 두번 사제관에

 

 들어간 저 는  면담 끝나고 나올때  "신부님은 참

 

부자시구나" 하고 나왔더랬습니다.

 

  제가 잠시 머문 거실엔 제가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책이

 

 무척 많았고 또 커피 포트가 있었고 고상이 있어서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다 있는 방이라 신부님은 부자

 

시구나.. 하며 한때 부러워했지요.

 

  그런데 훗날  기록이 될까 싶어  신부님 안 계신 방을

 

사무실 엘리사벳이 열어주어 카메라를 가지고  사제관을

 

찍는데 침실에 가보니 ..............

 

 기대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실망? 허망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에구 ~ 이게 뭐야!!!!!"

 

 번듯한 침대 하나 없이 요와 이불만 달랑 있고 옷도

 

옷걸이에 옷에 먼지 묻을세라 수건 두장이 덮여있고...

 

 갑자기 순간 머리에 한때 지방 근무를 했던 남편의 방이

 

생각났습니다.

 

  언제든 다시 서울로 올라갈 것이니 대충 기본만 있으면

 

 된다고 요 위에 덮혀진 이불 한채와 책 몇권 전화 한대.

 

  " 언제든 홀가분히 떠날 준비를 할 수 있게 "

 

 간단 명료한 방 차림이 쓸쓸함이라 할까..하여간 그땐

 

 말은 안했지만 아니 표현 능력이 없었습니다.

 

  결혼한 여자의 머리엔 늘 이불,요는 따뜻함이 함께

 

 깃들여져 있는 곳 .그런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건조하고, 딱딱하고 부드럽지 않은 그런 곳으로 보여지는

 

 남편의 방이 이상하고 서먹했었는데.....

 

 이젠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사는 사람들의 방은

 

 이런 것이다! 하고 혼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제관 천장엔 비닐 하우스도 아닌데  빗물 막이 비닐

 

천막이 쳐 져 있었고 악명? 높은 세면대 (30분을 받아야

 

세수할 물이 모여질 정도라 하셨으니..) 간김에 꿀밤 한대

 

냅다 칠까하다 그 나마 물 안나오면...

 

 이런 방? 에서 사시는 모습을 보고 " 근사한 장식품 하나

 

 없이, 호강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는데 왜 사제가

 

 되셨을까하는 생각을 해보니 정말 예수님을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이렇게 살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을 사랑하기에.. 따르기에 아무것도 필요없는 삶.

 

  혼자 생각으로 (이불의 따뜻함까지..)모든것을 포기한?

 

버려서 더 깊히 그 분에게로만  향 할수 있는  그런

 

사랑이 한 없이 존경스럽고 부러웠습니다.

 

  잠시 스쳐 지나 본 방과 상관없이

 

  어디서 본 글이 잠시 떠올랐습니다.

 

 "신부님들에게 너무도 순수한 것을 그리고 인간의 힘에

 

 겨운 진실을 기대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은 했네만...

 

  예수님 같은 인간성과 진실성을 기대 했다기보다 우리

 

 모두 강요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19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