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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baksk] 쪽지 캡슐

2009-02-19 ㅣ No.810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추모의 글

 

 

겨울 빗장을 여는 매운 바람소리가

휘파람새 소리로 곡성(哭聲)을 내며

나목들을 흔들어 깨우던 이월열엿새

당신은 영면의 길로 떠나 가셨군요!

무거운 십자가 메고 오르신 험난한 골고타 길,

이젠 주님 품에 안기셨군요!


암울하고 피폐했던 전후의 혼란했던

가난한 시절과 질곡의 역사 속에서,

서슬 퍼런 유신과 5.18을 믿음과 정의를 실천하는

행동하는 성직자로 지켜내시며

권력과 금력에 억압받던 약자의 인권을 위해

고심하시며 온몸으로 막아내신 당신은

먹구름 속에서 언뜻언뜻 빛을 발하는

빛기둥 ‘민중의 희망’ 이셨고,

국민의 염원인 민주화의 생명의 물고를 여는

용천(湧泉) 이셨습니다.

주님의 빛을 받아 온전히

사회 곳곳에 어둠을 비추는 거울이셨고

소외된 외국 노동자와 가난한 이국 신부들의

따뜻한 쉼터셨습니다.

그 버거운 십자가,

그 쓴잔을 드시면서 얼마나 힘드셨는지요,


주님 고통의 길 따르시며 드린 기도와

사랑 실천의 인고의 세월

이제 꽁꽁 얼었던 동토의 땅에도

그 결실이 춘풍으로 불어오네요,

참 신앙인의 표상이신 추기경님의 사목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는

추기경님의 사제생활 47년 동안 오롯이

솔선하여 실천하신 삶이셨고

후배들이 세세연년 참 신앙인의 길을 가는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종교를 초월한 우리 모두의 아빠로

가슴에 각인된 당신은 큰 별이십니다.

당신을 배웅하며 복받쳐 오르는 슬픔은

필설로 다 할 수 없지만

주님 품에 안기신 영원한 평화가

당신께는 기쁨이라 생각되어

저희가 두 손 모아 기도드리니

이제 고통 한 자락 내려놓으소서!


라만 아도 위안이 되고

면 힘이 되고

한 하늘아래 숨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이 되는 당신은 이 시대의 위대한 바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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