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굽이 돌아가는 길[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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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fromrahel] 쪽지 캡슐

2001-12-09 ㅣ No.1157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끓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 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성탄준비는 잘 하고 계시나요?..

지나간 시간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라지만 유독 미련이 많이 남아서

위로삼아 보던 글 중에 하나 올립니다. 박노해씨의 말처럼 모자라고 부족해도 끝까지 가는것이란 말은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사랑이기 때문인것 같아요. 태양을 등지고 앉아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지금 그림자 속에 있더라도 그 따뜻함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지지 않는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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