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서 출구를 상상하며 살기>

인쇄

유지연 [xyz] 쪽지 캡슐

2000-05-15 ㅣ No.1511

+ 대체로 그냥 <좋아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뿐 <사랑>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골라가며 쓰는 것에는 좀 거부감이 있다. 얻기보다는, 얻고 난후 지키기가 더 힘든게 사랑. (음..생각해보니 다른 것도 그런게 많네.) 그래서 그러한 모든 일에는 때때로 휴식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많이 좋아할때 내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 어느날 갑작스럽게 그 이유가 생각이 안 나서 몹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거라는 둥 하는 뻔한 대답은 제쳐 두고. 상대방을 내 방식대로 만들고 싶은, 아이처럼 유치한 욕심으로 부풀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때, 고저가 뚜렷하고 변덕스러운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관계가 몹시도 피곤해지고 담백한 영혼같은 우정이 그리워 지는 것이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우정이 변덕스럽고 오히려 이성과의 관계가 평회스러운 그런 사람도 있을테니. 우리들의 욕망 뒤에는,우리들의 사랑뒤에는 어떤 책임같은 몫이 남겨지는 것이 아닐까. 입구에서 출구를 상상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출구의 주변을 탐방하다 보면 입구에서 취해야 할 삶의 태도가 보다 명확해 진다. +

6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