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옥수동성당 가족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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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용 [pgiuseppe] 쪽지 캡슐

2002-09-01 ㅣ No.5000

+ 주님의 평화

 

얼마 전 우연히 본당 게시판에 들렀다가 우리 본당 식구들의 사는 이야기 장이어야 할 공간에 우리들의 이야기는 없고 거의 전부 광고로 채워진 모습을 보면서 본당 사목을 책임지고 있는 제가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것 저것 외부일로 바쁘다는 이유로 본당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 할 자리에 자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있던 터라 한편으로는 이곳에라도 가끔 들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최소한의 제 책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글 쓰는 재주가 별로 없다는 생각에 부담도 되지만 앞으로 그냥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옥수동 성당 가족들도 그런 마음으로 사는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좋은 글들, 때로는 함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 등 큰 구분없이 우리들의 이야기 마당으로 이 게시판이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입니다.

 

오늘은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연초에 계획했던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갑자기 닥친 태풍 루사의 강풍과 폭우 때문에 성지 순례를 강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지난 금요일 부터 본당 사목위원들 모두가 고민을 했었습니다. 아무튼 각론 끝에 순례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급기야는 예정했던 배티 성지에서 토요일 밤 배론 성지로 장소를 변경하면서 순례의 일정은 시작되었습니다. 전 교우들이 마음을 졸이며 밤새 기도를 한 정성을 하느님이 기쁘게 받아주신 덕분인지 오히려 덥지 않고 좋은 날씨 속에 순례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배론 성지는 황사영 백서로 유명하고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가 있었던 장소이기도 하고 아울러 우리나라의 두번째 사제로 1년 만에 순교의 월계관을 쓰신 김대건 신부님의 못다한 사목 생활을 당신의 온 몸과 마음으로 수행하다가 과로로 숨지신 최양업 신부임의 묘소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사를 통해서 성지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주신 배은하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저희들은 함께 마음으로 울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아름다운 순례의 시간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이 순례의 일정을 준비하고 진행해 주신 모든 분들께 특히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시작하는 오늘, 우리들의 마음이 모두 그 옛날의 뜨거운 믿음과 열정으로 불타올라 하느님을 알게 된 기쁨이 우리 각자의 생활 안에서도 행복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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