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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자석] 납골당은 혐오시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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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cosma] 쪽지 캡슐

2007-09-09 ㅣ No.3632

한겨레 홈>뉴스>사설.칼럼>독자칼럼
 
[독자기자석] 납골당은 혐오시설인가? / 김상철
 
독자기자석
  
딸아이가 태릉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나오다 태릉성당 납골당저지대책위원장이 무선 마이크를 들고
위협하는 바람에 겁에 질려 다른 길로 돌아오려다가 길을 잃은 일이 생겼다.
울고 있는 것을 본 주위의 한 아주머니가 연락을 해와 아내가 데리고 왔다.
최근 태릉성당이 납골당을 건립하는 것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평일 저녁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과 주민들이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신자들이 밤 12시까지 집에 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성당 주변에 주민들이 설치한 현수막과 격문 또한 대단히 볼썽사납다.
최근에는 ‘정진석 ××’이라고 쓴 펼침막도 성당 정면에 걸렸고
누군가가 성당 들머리에 이와 유사한 상스러운 문구를 페인트로 그리기도 하였다.
주민들이 내세우는 납골당 설치 반대 이유는
학교들이 주위에 있으므로 위해시설인 납골당 설치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납골당이 위해시설인지 혐오시설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를 것이다.
동네 한가운데 공동묘지가 있거나 교회나 성당 마당에 묘지가 있는 서구와 우리는
장묘문화도 정서도 다르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가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의사표현은 모두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학교 교육환경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지만 실제 이유는
아파트값 때문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강남보다 아파트값이 턱없이 싼 강북 주민들의 피해의식이 이를 통해 분출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파트값이 납골당 때문에 오를 것도 아니지만 내릴 것도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의 정서가 노인요양시설, 장애시설, 아동보호시설 등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또한 돈이 자리잡고 있다.
납골당이 어린이들에게 혐오감을 준다고 하지만 현재 성당 주위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펼침막은
혐오 이상의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어린이 보호가 아이들을 위협하는 것인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장애인과 노인들은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은 아닐까.

김상철/서울 노원구 공릉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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