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9/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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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9-15 ㅣ No.3428

다해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복음 : 요한 19,25-27

너무나 강한 우리의 어머니

 

사람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기면 맨 먼저 어머니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사람, 애타게 기다리던 취직 통지를 받은 사람, 피땀 흘려 싸워서 승리의 월계관을 쓴 운동선수 등등... 그들에게 마이크를 갖다 대면 한결같이 그 기쁨을 맨 먼저 어머니에게 알리고 싶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권투 선수인 홍수환 선수가 챔피언이 되었을 때도 제일먼저 한 말이 "엄마, 내 챔피언 먹었어"였습니다.

그처럼 편안한 어머님이 또 있습니다. 기쁠 때 찾고 싶고, 슬프고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은 우리들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밤늦게 돌아오는 자식을 기다리며 잠 못 이루다가 발자국 소리에 발벗고 뛰어나오시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성모님입니다.

 

신학교에 첫 발을 내딪던 날! 저를 들여보내고 뒤돌아 서는 어머님의 처진 어깨가 흐느낌으로 흔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곁에서 뭐라고 위로하시는 것 같은 뒺 집 아주머니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처음이었습니다. 어머님이 우시는 모습을 뒤에서나마 본 것을 말입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을 애써 옮기며 주체할 수 없는 그 작고 여린 어머님의 모습을 보고서야 전 십자가 아래 계신 성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 "예"라고 응답하셨던 바로 그분이 이제 그 아들 예수가 매달린 십자가 아래에 서 계십니다. 그 모습은 너무도 평범한 사람으로 고통 앞에서 슬피 울고 계시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아들과 너무도 강한 사랑으로 묶여져 있어서 죽음 앞에서도 결코 떠날 수 없는, 그래서 더욱 고통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너무나 인간적인 당신의 그 모습을 사랑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오늘 왠지 너무나 예쁜 성모님께 응석을 떨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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