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교회상식] 그레고리안 성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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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 [yousay] 쪽지 캡슐

2005-09-30 ㅣ No.2195

1. 우리가 은연중에 모르고 넘어가는 그레고리안 성가

 

우리는 미사도중 흔히 그레고리안 성가를 접하게 됩니다. 복음화답송과 알렐루야송으로 사용

 

하는 곡 은 대부분 그레고리안 성가입니다. 또 미사중 드리는 가톨릭성가집의 성가를 자세히

 

보면 개신교의 찬송가와 달리 음 하나에 가사가 길게 달린 곡을쉽게 접합니다. 이 역시 그레

 

고리안 성가이며 작곡자가 한국사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그레고리안이 아니라고 생각

 

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음하나에 한 단어 이상 되는 가사가 붙어 있으면 이것은 그레고리안

 

성가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가톨릭 성가집엔 이러한 곡이 제법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

 

다. 곡의 진햏기법이 그레고리안성가방식으로 되어 있는 곡은 그레고리안 성가라고 봐도 무방

 

합니다.

 

 

 

2. 선율이 간단해 보이는 그레고리안 성가가 부르기는 어렵다는 이유는?

 

위의 형제님의 답변처럼 그레고리안은 단선율에 무박, 무조라서 쉬울 것이다 라는 의견이 지

 

배적인데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들이 더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정해진 규칙

 

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어서 최대한 그럴싸하게 들리도록 하기위함이란 그야말로 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겁니다. 게다가 제각기 생각하는 음의 길이가 다를진대 합창으로

 

많은 사람이 서로의 입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성가대는 합창이기 때문에 이 모든것을

 

다 충족시켜야 합니다. 다음으로 느린곡과 빠른곡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볼때 육체적으로는 느린곡이 더 힘듭니다. 사실 합창을 해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실 예로 저

 

도 느린곡을 1시간 정도 연습하다보면 진땀이 흐르고 미사후에 진이 쫘악 다 빠져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만 납니다. 그런데 그레고리안 성가는 빠른 곡은 없지요! 느려도 보통 느

 

린정도가 아닙니다. 더욱이 소프라노나 테너처럼 고음역을 맡는 사람들은 느린속도에 높은음

 

이라면 정말 넌덜머리가 납니다.

 

 

 

3. 성가대에서 점차 쉬운 성가를 하게 되면 듣기 어려워 질까봐 걱정이 되어서...

 

가장 미묘하면서 절실한 문제에 봉착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판소리나 전통음악이 대중

 

음악에 밀려나는 형국과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고유의 전통음악도 지켜야 하겠

 

다는 의식이 있기에 보존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듯이 그레고리안성가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신자들의 몫인 거 같습니다. 성직자들만이 아니고 우리 평신도들이 이렇게 보존해서 계승

 

시켜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미사중에(특히 청년미사)

 

생활성가를 부르는 것에는 이의가 없으나 오로지 이것으로 100% 채워진다면 그것은 큰 일이

 

라고 봅니다. 한 예로 사순절기간에 드럼치고 춤추며 박수치고 성가를 부르면서 찬미한다면

 

그 찬미는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한국천주교 제반의 문제이겠지만 개신교만

 

큼 성음악에 많은 돈을 들일 수 없는 실정이기에 저 역시 어려움을 통감하고 현실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라면 미사전례에 관한 성음악은 거의 성가대의 몫인데 구성원이 프로가 아니라

 

아마츄어라서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개신교의 경우 예배중에 교우들이 같이 부르는 찬송가말

 

고는 성가대의 역할이 '성가대찬양'이라해서 사실살 한곡만을 연습하면 되므로 연습시간이 천

 

주교에 비해 여유가 있습니다. 물론 송영과 기도송 성도퇴장송이 있기는 하나 거의 항상 같은

 

곡을 쓰므로 연습시간이 따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천주교의 경우 성가대가 맡고 있

 

는 부분이 상당히 큽니다. 항상 같은 곡을 쓴다고는 해도 전체교우들과 교차적으로 부르는 미

 

사곡이 5개가(주여 우리를 불쌍히여기소서/대영광송/거룩하시다/천주의 어린양) 있고 복음

 

화답송, 아멘송, 알렐루야송, 신앙의 신비여, 주님의 기도, 교우퇴장송 등 많은 곡에다가 성체

 

를 영하는 시간에 성가대만의 특송이 있으므로 연습시간이 너무너무 부족한 실정입니다. 여기

 

에 아마츄어대원들의 부족한 기량이 취약점이라면... 또 개신교에 비해 성가대지원률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4. 좀 더 나아가서 한국천주교의 성가대 복장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국천주교의 성가대는 개신교와 같은 성가대복(까운)을 입고

 

미사전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천주교 성가대는  빨간색 또는 검은색 수단에 하얀

 

상의를 입는 이른바 복사복과 같은 복장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 이것이 참 좋아 보이는데

 

평화방송의 주일미사중계를 보거나 다른 성당을 방문해서 미사를 드려보면 한 번도 이런 복사

 

복을 입은 성가대를 보지 못 했습니다. 외국에 가보면 성당의 성가대는 대부분 이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 그레고리안 성가 되살리기운동과 함께 후일이라도 저는 이런

 

전통성가대복을 입는 운동을 할 계획입니다. 공감하시는 분이 있으시면 같이 이런 운동을 벌

 

이면 좋을 거 같습니다.

 

 

 

5. 교우여러분께 드리는 부탁의 말씀

 

교우여러분 지금 레지오의 활동도 좋고 빈첸시오 같은 단체의 봉사활동도 좋습니다만 조금 더

 

시간을 내셔서 성가대에 지원하시면 후세에 아주 훌륭한 천주교를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정말 시간이 안 되신다면 성가대연습을 위해 간식거리 장만할 정

 

도의 찬조금이라도 보태주신다면 어떨까요? 정말 안타까운 마음으로 호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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