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4동성당 게시판

답답한 마음 가눌 길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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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달신부-楊長旭 [peterr] 쪽지 캡슐

2000-06-07 ㅣ No.390

+ 그리스도 우리의 위로

 

 

성당 입주일을 열 하루 남겨놓은 지금...

 

한창 공사중인 성당을 보면서 과연 18일에 주일 미사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합니다.

 

 

빌린 임시 성당은 지하라서 습기가 차는데...

 

그동안은 겨울 봄 - 건조한 날씨 덕분에 그럭 저럭 지냈지만

 

지난 주일 교중 미사(더워서 45분 만에 끝낸) 후에 보니

 

바닥에 물이 흥건합디다... 신자들의 땀과 호흡이 내뱉은 수분이

 

바닥에 결로로 맺히더군요...(물론 땀을 많이 흘리는 저도 한 몫을 했죠.)

 

이러다간 미사중에 쓰러지는 노인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듭니다.

 

무조건 6월 18일 입주미사를 봉헌하기로 시공측과 결정은 보았지만...

 

공사의 진행으로 보아서는 청소할 시간도 빠듯해 보입니다.

 

장의자와 비품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바닥에 왁스 칠이 끝난 후에나 설치가 가능하고...

 

하여간 정신이 없습니다.

 

 

 

오늘도 레지오장과 교사실장의 설치와 사제관과 사무실의 에어콘설치... 교리실 책상 반입...

 

그리고 내일 사무실 카운터와 식당, 사제관 장 설치 등등

 

하루 하루가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서 사목회는 주임신부 축일 행사 준비하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축일이고 나발이고 생각이 없습니다.

 

 

당장 이번 달부터 빚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뭐 잘난게 있다고

 

축일을 챙겨 먹겠습니까?

 

 

정말 이번에는 사목회 때 주임신부의 결정을 잘 따라 주길 기도합니다.

 

 

 

물론 교우들의 고마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정말 축일 지낼 생각 안합니다.

 

또한 챙겨 주지 않았다고 투덜대지도 않을 겁니다.

 

도리어 그 반대입니다.

 

 

그런 제 마음은 몰라라하고 축일준비를 하시겠다면

 

사양합니다.

 

회식도 사양,  선물도 사양, 축하도 사양,  행사도 사양......

 

그래도 안된다하시는 분이나  또는 정말 뭔가 축하해주고 싶으신 분은

 

현찰로 주세요....  ,  제게 주지 마시고,  봉투에 넣어서 제 이름으로 신축금 봉헌해

 

주시길....(하하 ^^;;   제가 써놓고도 낯이 간질간질 합니다.)

 

어쨋든 그 날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차하면 저도 없을 겁니다.

 

 

이래 저래 똥 줄이 타는 신부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는 신자들을 볼 때

 

정말 주임신부 때려치고 싶네요...

 

 

 

아~~~ 옛날이여.... 그리워라 보좌시절, 행복했던 부주임....

 

 

 

하도 답답하여 헛소리 좀 했습니다.

 

 

 

 

열흘간 정신이 더 없을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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