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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교황 프란치스코: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인공동체 장기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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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22 ㅣ No.261

내가 만난 교황 프란치스코 - 부에노스아이레스 한인공동체 장기풍씨

"버스서 내린 단출한 차림의 노사제 잊을 수 없어"





▲ 200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성당에서 주님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집전하고 나오는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추기경. [CNS]


오래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이 견진성사 집전을 위해 한인본당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공동체는 정성을 다해 추기경님을 맞을 준비를 했고, 당일에는 신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성당 앞에 줄을 서서 추기경님 도착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로만칼라를 한 단출한 차림의 노인 한 명이 작은 가방을 들고 시내버스에서 내려 성당으로 들어서는 것이 아닙니까. 추기경님이 고급 승용차에 비서신부를 대동하고 위풍당당하게 오시리라 예측했던 신자들은 박수 치는 것도 잊은 채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바로 이 분이 교황으로 선출되신 베르골료 추기경입니다. 이처럼 교황은 예수회 수도자로 평생을 청빈하게 살며 가난하고 소외된 신자들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현재 가톨릭교회는 유럽ㆍ북미지역 사제와 신자 감소, 잇단 사제 성추행과 재정비리 추문, 동성애와 낙태 등 수많은 난제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런 시기에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로 탄생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며 커다란 희망입니다. 특히 교황께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교황명으로 삼은 것은 청빈과 겸손, 사랑이라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축배를 들며, 훌륭한 목자를 선택해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세워주신 성령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평화신문, 2013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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