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9월 성모신심미사 18/09/15 토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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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09-15 ㅣ No.3647

9성모신심미사 18/09/15 토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4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말씀 우리의 어머니가 되시다(요한 19,25-27)

19 25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내 어머니

어머니는 한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시다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투병하시다가, 주님께 돌아가실 때가지 움직이지 못하셨습니다. 첫 휴가를 받으면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라도 가야겠다고 다짐했던 제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머니는 그저 아들 신부와 딸 수녀 그리고 막내 여동생 식구들을 바라보시며 대견해 하시다가, 자식들에게서 효도다운 효도도 받지 못하시고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지상에서는 당신 생애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주님께서 어머니의 일생을 귀하게 여겨주시고, 어머니께서 생전에 다 이루지 못한 꿈과 선한 지향들을 헤아려주셔서, 이 땅에서 누리시지 못한 행복과 위안을 주님 품 안에서 성인들과 함께 영원히 누리게 해주시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우리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마르 3,33)

주님께서는 공생활 시초에 자신이 미쳤다고 하는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쫓아오셨던 어머니께 볼멘소리로 던진 이 말씀을 마음에 짐처럼 담고, 어머니께 송구스러움을 간직한 채 사셨나 봅니다. 지상 생애를 마치시며, 한 때 매정한 자식에게 잠시라도 섭섭해 하던 어머니께 그 동안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시고자 하셨을까? 주님께서는 어머니를 자신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깁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공적으로 행한 희생의 제사였지만, 홀로 남은 어머니를 향해 말씀을 계속하십니다. 한 평생 자신을 길러주시고 묵묵히 자신의 뒤를 따라주셨던 어머니 마리아. 자식의 죽음을 앞두고 끝내 슬퍼하는 어머니를 못내 두고 가시기 어려우셨을까? 당신의 일생을 책임지고 돌봐주셨으며, 늘 당신을 위해 기도해주셨던 어머니. 주 예수님께서는 그 어머니 마리아를 우리 교회 신자들의 어머니로 내주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27)

주님의 사랑받는 제자들인 우리 교회 신자들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우리 어머니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 예수님!

내가 어떤 조건과 상황에 처해 있든지,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든지, 나의 공과를 불문하고 로 받아들여주실 분, 그런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얼마나 큰 기쁨과 위로와 힘이 되는지!

내가 홀로 있을 때, 내가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할 때, 내가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할 때, 내가 사람들에게 박해를 받을 때, 내가 바라볼 수 있는 분, 그분은 정녕 예수 그리스도 내 주님과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이십니다. 내가 찾지 않아서 그렇지 언제 어디서나 내가 고개를 돌리고 바라볼 때마다, 어머니 품에 다다를 때마다, 내게 어머니의 모든 것을 담뿍 안겨주실 어머니, 성모님을 주신 주 예수님께 깊은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갑자기 닥쳐오는 까닭 없는 외로움과 불안함, 메마름에 갇힐 때마다 묵주기도를 바치며 어머니께 위로를 청합니다. 어떤 때는 저녁 내내 묵주기도 테이프를 틀어놓고 기도에 잠겨보기도 합니다. 그 기도 소리로 내 주위를 가득 채운 채 잡무를 처리하면서, 어머니의 위로와 가호가 내 등을 감싸주고 계심을 느낍니다.

 

설사 이사야 예언자가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라고 하신 예언처럼, 지금 내 곁에 나를 그렇게 안아주실 내 어머니가 안 계시다 하더라도, 또 현실 교회가 나를 그렇게 안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머니 마리아는 내 보루로서 내 희망으로 내 안에 살아계시며 주 예수님에게서 흘러넘치는 사랑으로 나를 품어 안아 주시리라.

 

묵주기도 후에 바치는 성모찬송의 기도문이 오늘 따라 가슴 속 깊이 절절이 스며듭니다.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때에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님.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기도합시다.

하느님, 외아드님이 삶과 죽음과 부활로써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을 마련해 주셨나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이 신비를 묵상하며 묵주기도를 바치오니 저희가 그 가르침을 따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자모이신 성교회

교회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거룩하신 어머니로 모시고, 성모님께 구원의 전구기도를 바쳐달라고 청합니다. 또한 그 어머니의 모습을 담기 위해 교회는 스스로를 '자모이신 성교회'라고 칭하며, 자비로운 어머니이신 거룩한 교회로서 살고자 노력합니다. 교회는 십자가상에서 아무런 죄도 없으면서도 세상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죗값으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세상을 떠나는 아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애타하며 가슴을 저미는 어머니의 마음을 간직하고자 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현대 세계의 그리스도인 가정의 역할에 대한 성하의 권고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에서

가정이 없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가정인 교회의 문이, 교구 가정과 본당 가정에서, 교회 기초 공동체와 사도직운동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교회의 문이 활짝 열려야 합니다. 세상에서 아무도 가정 없이 살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는 모든 이들의 집이고 가정이며, 특히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들의 집이고 가정입니다.”(가정 공동체 85)

라고 말하십니다.

 

천주교 인천교구 주보에 실린 송일순 마리쥴리나 수녀님의 글을 되새겨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 보호 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시기에 버려져야만 했고, 아기가 태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인 엄마라는 단어조차도 부르는 것이 허락하지 않은 현실을 살아야하는 아이들! 불끈, 불끈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들의 부모를 향해 터져 나오려 하는 마음 속 원망의 함성을 잠재우고 이 아이들을 위해서 가슴으로 낳기를 자청하는 양부모님들이 나타날 수 있기를, 또한, 우리들의 자애로운 하늘 어머니께서 마들린과 노틀담 형제의 집 아이들과 고아들에게 친히 엄마가 되어 주셔서 힘과 위로가 되어주시기를 청하며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저는 성모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결코 저버리지 않으시고 언제나 보호해 주시며 지켜주시고 함께해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2322, 빛과 소금, “하늘의 성모 어머니, 우리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어 주세요.”)

 

세상에서 길 잃고, 목말라하며 힘겹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며 위로해주는 존재로서 살아있기를 다짐하며 주님께 의탁합니다. 오늘 우리 곁에 감싸 안아주고 배려해 주어야할 이들이 누구인지 헤아려보고, 관심과 기도와 희생과 배려로 주님 사랑을 실현하고자 성모님의 가호를 청합니다.

 

 

기도

부모 없이 일가친척 없이 외롭게 홀로 떨어진 이들을 굽어보시고 헤아려주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길 잃고 헤매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어머니의 사랑과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에게 주님의 어머니를 보내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주님의 자비만을 구하는 불쌍한 영혼들을 가엽게 여기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세상의 비극 앞에 주님의 사랑을 나누려는 교회의 힘이 되어 주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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