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순교자(殉敎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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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juhappylife] 쪽지 캡슐

2005-09-28 ㅣ No.2194

 


오늘은 순교자의 날, 더 높고 맑은 하늘

만물이 알알이 여물어 가는 먹음직스럽게

풍성한 유혹의 가을입니다.

그러나

옛날 이 때, 박해시대에도 이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포졸들이 들이닥치고 천주학쟁이 이곳저곳에서 잡아가면

동네가 쑥대밭이 되고 친. 인척들과 동네사람들의

모진 조소, 멸시 와 저주소리 귓전에 들으며

줄줄이 명태엮기듯 엮여 줄지어 끌려가던 신세였지만 얼굴에는

단정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사자에게 물어뜯기고 밥이 되어 생명을 잃은 분들,

군중의 돌에 맞아죽고 큰 바위에 압사되어 죽고 생매장되어 죽고

두 다리와 두 팔을 각각 말이 달리면서 사지를 찢어 죽이고.......

백지사(白紙死) 로 죽이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서운 형벌로 다스려도 끝까지 주님을 증거하며

스스로 목숨을 버린 수많은 순교자들! 이 위대한 성리자야 말로

하늘나라의 백성이랍니다.

주님의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몸소 실천하면서

하느님을 증거한 증거자들입니다.


당장 박해가 찾아왔을 때 나는 무엇으로 주님을 증거할 수 있을까?

스스로 모든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을 가?

자신은 무서운 형벌을 감수하고 목숨을 버린다고 하드라도

가족들의 생명을 위협할 때 ‘마음대로 하시요, 그래도 나는 나의

하느님을 배반할 수가 없소. ‘ 라고 할 수 있을 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님의 십자가 희생은 우리 죄인이

하늘나라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하느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한다면서도

세상에서 길들어져 습관화 된 죄의 질곡(桎梏) 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너의 정체성(正體性-본마음)은 무엇인가? 

열심히 기도, 봉사, 절제 하고 주님, 주님, 부르지만 사랑으로 하루를

실천하는 사람인가?

내 탓의 온갖 죄에 저려 말, 행동이 다른 생활

비바람이 휘몰아쳐 오면 숨기부터 하는 나약한 인간

언제까지 머뭇거리고 기웃기웃하며  살 거냐?

시간은 번개보다 빠르게 날아가는 21세기랍니다.


주님, 순교자들처럼 굳센 믿음이 아직 없어

생명을 바치면서 증거 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이끄심으로 나쁜 세속적 죄악의

습관을 버리고자 합니다.

남을 배려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고통 받은 이웃과

함께하는 매일을 살고자 합니다.

용서함으로써 용서받는 각오를 하렵니다.

가려서 말하고 말을 적게 하며 들어주는 버릇을 가지렵니다.

많이 참고 감싸주는 관용으로 살려고 합니다.

매사에 부지런하게 생활하고자 합니다.

끊임없는 기도생활로 주님께 매달리렵니다.

눈물이 없어도 회개하는 하루를 지속하렵니다.

어려운 내 형제가 필요한 것을 먼저 채우주려 달려가렵니다.

이 땅에 100년에 걸친 박해로 수많은 순교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보잘것없는 믿음이지만 이 죄인이 주님을 알고 신앙생활 속에

아직 머무를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이 땅의 순교성조님들 희생의 대가입니다.

그 분 들의 공로와 보살핌으로 저를 주님께로 인도해 주소서.

주님의 은총이 없으면 저의 굳은 각오는 메아리에 그칠 것입니다.

주님, 이 죄 많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여 주님 곁에 언제나

붙잡아 주소서, 아멘.

2005년 9월 25일 순교자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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