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위령 성월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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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leecsung] 쪽지 캡슐

2004-11-03 ㅣ No.2518


위령 성월을 맞이하며,

     우리 송파동 성당이 자리를 잡기 전 어머님의 장례를 치르며 시작한 위령회 봉사와 정 무혁 (필립보)의 초대 위령회장의 뜻 밖에 장례로 인하여 총무라는 직책을 맡고 시작한 위령회 봉사가 어느덧 5년 가까이 위령회 봉사를 하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슬픔이 가득한 많은 사연들을 접하면서 평화로이 임종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주님께서 주신 가장 큰 은총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 자식이 있어도 버림받고 가슴이 시리도록 외로운 독거노인,  임종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찾아 나설 시간과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는 봉사란 보편적으로 생각할 때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 . . . .    그 여유가 언제 인가요? 
시간은 우리를 위해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넘치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모자람을 나누는 것이 참사랑, 참봉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항상 촛불의 타는 아픔보다는 빛(드러나는)을 먼저 선호하지는 않는지요?   위령회 활동을 통해서  많은 쉬는 교우들과 새 가족을 하느님께로 인도 합니다.  천주교는 이기적이고 냉냉한 분위기라고 말하지만 특히 입관( 고인께 베옷을 정성스럽게 입히는 예식)과 장례미사 (고인을 위한 엄숙한 예절)  장지수행 (장지에서 행사는 예절)을 통해서 한 가족  또는 타 종교를 가졌던 사람도 천주교 장례 문화에 감명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그 후 새 식구로 함께하는 여정  교리반에서
만났을 때에는 오래전 친구처럼 반갑고 흐뭇합니다.  특히 염봉사로써 입관 예절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가장 아름답고 편안하게 모시기 위해 고운 베옷을 입혀 드릴 때에는 땀이 온 몸을 적시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가슴 한편으로 고인의 가족 모두에게 이모습 이대로 볼수 있도록 도와주어 그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죽음의 순간을 행복의 순간, 감사의 순간으로 돌리고자 했습니다.
죽음 앞에는 모두 엄숙합니다.  내 육신이 하느님께로 떠날때는 빈손으로 가는데  화려한 비단 옷도 아닌 거친 베옷이 마지막 옷이며,  넓은 호화로운 집도 아닌 3평 남짓한 무덤이 내가 누울 곳이며.   그나마 화장을 하고  작은 항아리에 담아 사방으로30Cm도 채 안되는 곳에 납골을 하는데  왜  우리는 버리는 것에 나누는 것에 인색할까요 ?  염을 하면서도 스스로도 마음을 다시 잡아 봅니다.  위령회 봉사를 하면서 쓰기  시작한 저의 일기는  세월이 지나면서  내 온몸에서 짜내는  뜨거운 눈물로 쓰여 집니다.
나 마지막 가는 길에 나에게 고운 옷을 정성스레 입혀주고 연도로 축하해 주며,
배웅하는 모든  형제 자매에게 작은 선물을 주라고 일기장에다 유서 아닌 유서가 되어 버린 일기장에 적으며 흐뭇해합니다.  훗날 내 뒤안길에  아름다운  삶이었노라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비석을 세우기 위해 사랑의 씨앗을 정성스레 심고,  땀흘려 가꾸고  기쁨으로 수확하려 합니다.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는  위령 성월을 맞이하며  위령회 봉사자 여러분들의 희생과 봉사가 더욱 절실함을 느끼며,  봉사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의 생활 안에 아름답게 피어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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