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천막편지 - "엄마 왜 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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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준 [praxis] 쪽지 캡슐

2009-06-29 ㅣ No.9753

                 

6월 15일 전국 사제 1,265인의 결의에 따라 '전국사제시국기도회'를 개최합니다.

 

제2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

6월 29일(월) 오후 7시, 용산 참사 현장   

 

<7월 전국 순례 사제시국기도회 일정>

6일 마산교구, 13일 수원교구, 20일 전주교구, 27일 광구교구 

 

 

 

신부님의 용산천막편지   "엄마 왜 죽었어요?"

 

안식년 중이다. 진안에서 봄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땅이 타들어가고 있다.

용산철거민 참사현장에 왔다. 가뭄은 농촌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청와대에서 시작된 정치의 가뭄은 용산철거민 지역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땅의 가뭄은 하늘이 비를 내리면 해결되지만 용산철거민 현장의 가뭄은 청와대에서 꼭지 하나 틀면 물이 콸콸 넘쳐흐를 것이다. 그런데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용산에서는 사람이 살다가 불에 타 죽었는데 청와대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일까. 무엇이 살기에 그럴까.

 

선량한 시민, 죄가 있다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 서민 다섯 사람이 불에 타 죽었는데 죽인 사람이 없다.

남편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미망인은 말한다.

“사람이 불에 타 죽었는데 뒷주머니의 지갑이 멀쩡하다고 경찰이 말합니다. 용역깡패와 특공대가 개 패듯이 쇠파이프 휘둘러 함몰이 되고 곳곳에 피멍이 들자, 명태포를 뜨듯이 살을 도려내어 그곳에 뒤집어 꽤 매고 절단해서 은폐를 했습니다. 불타 죽은 것이 아니라 구타로 숨진 것이기에 수사기록 3000쪽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제3세계 독재국가에서도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이명박 독재정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농성장에는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엄마가 손을 잡고 유치원 아들과 초등학생 딸과 조문을 왔다.

엄마와 머리를 숙이고 기도한 유치원 아들이 묻는다.

“엄마 왜 죽었어요.” “응 나중에 이야기 해 줄게”

유치원 아이에게 용산철거민 참사를 설명할 수 없는 나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중년의 신자가 찾아와 묻는다.

“성당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시국 선언한 용산참사에 대해 함께 기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정치신부들이 하는 행동에 우리가 기도할 필요 없다며 일축했습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치신부’.

신자도 신부도 주교님도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다. 국회의원도 뽑는다. 명백한 정치행위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한다.

 

정치는 복음을 구체적으로 실현해가는 도구이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셨는데 왜 십자가형을 당해야 했을까?

예수님의 복음이 정치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죄목은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 신성모독죄와 군중선동죄였다.

그 당시 기득권 세력에 의해 정치범으로 십자가형을 당한 것이다.

 

양심은 하느님께서 계시는 지성소라고 했다.

시신의 피멍을 도려내서 냉동고에 넣어두고, 160일째 장례도 치루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에 대해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선동한 정치지도자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레아 2층 미디어센터에서 미사를 봉헌하시는 예수회 김영근 신부님과 신자들. 

 

오후 3시 구시경을 하시는 신부님과 수사님들.

 

한명숙 전 총리와 남편이 분양 후 유가족,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신자 한 분이 기도장을 찾아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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