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성당 게시판

가락동 학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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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wj] 쪽지 캡슐

1999-10-14 ㅣ No.366

사랑하는 가락동 후배 학사님들!

  학교 생활들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 간다 간다 하면서도 늘 여유없이 살다보니 기회가 닿지 않는군. 형님들이야 잘 지내리라 믿고 (사실 내가 짬이 안되니까 할 말이 없고) 사랑스런 지태, 승경, 동선 학사님들은 이제 조금은 신학교 분위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을 테고 그나마 가장 널널한 1학년 2학기니까 한참 재밋게 보내고들 있겠지. 휴학중인 가락동 본당 넘버3인 이 엉아는 날마다 아침이면 새벽미사를 통하여 잠의 영성을 다시 한번 체득하고 있으며 낮에는 어이없는 다른 나라말 배우러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단다. 하루 이틀 배우다보니 실력이 늘기보다는 베짱이 늘어 걱정이지만 그나마 사랑스런 동기들과 하니까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아무튼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본당 주임신부님이하 다른 신부님들은 다들 안녕하시고 지난 주에는 큰 형님께서 피정을 다녀 오셨고 오늘은 우리 둘째 형님께서 피정에 가셨다. 늘 우리에게 감사한 분들이니까 기도중에 신부님들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충성스런 가락동 신학생의 모습도 가끔은 보이고... 문정 2동 성당 분당도 잘 끝나서 조금씩 정착이 되어 가고 있는 듯 하고 언제나 그렇듯 잘 돌아가고 있다.

   

  벌써 가을이다. 나 제대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도 벌써 넉달이 다되어가고...자칫 우울해 지기 쉬운 신학교의 가을을 우리 후배 학사님들이 은총속에서 잘 보내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나 역시 이곳에서나마 너희들 위해서 기도 하지...특히나 지태는 곧 군입대라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잠시나마 못자리를 떠나게 될테니 이 가을이 더 심란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잘 지내왔으니까 이제껏 한대로 지낸다면 별 무리 없겠지.(형이 갔다 왔잖냐? 내가 해 보니까 별거 아니더라...)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우습지만 나 역시 지금 그 시기가 가장 심란했던 거 같아 걱정 아닌 걱정도 해봤다.

 

  아무쪼록 겨울 방학 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는 일마다 기쁨이 넘치도록 멀리 가락동에서 홀로 새벽미사를 드리며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마. 내가 꽃동네에서 두달 정도 살면서 그리 배우고 온 것은 없지만 한 가지 너희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주님을 사랑하고 형제들을 사랑하는 너희들 그리고 선배님들을 삶속에서 때론 힘에 부치고 때론 모든것을 절망케하는 많은 상황이 우리들 앞에 놓여도 우리가 만들어 왔던 작은 사랑이 언제가는 그 모든 힘듦을 더 큰 기쁨으로 감싸주리라는 것을 믿는다. 조만간에 한 번 놀러 갈께...내년에는 함께 하고 있겠지.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은총속에 늘 부끄러운 넘버 3 우진엉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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