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부활 제3주간 레지오 훈화(2002. 4. 14∼20)

   어느 날 한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좋은 정부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입니까?"  "식량과 무기, 그리고 백성의 신뢰지."  "그런데 만약 스승님께서 그것들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버리시겠습니까?"  "무기를 버리겠다."  "그 다음 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면요?"  "식량을 포기하겠다."  "하지만 식량이 없으면 백성들이 굶어죽을 텐데요?"  "역사를 통해봐도 알 수 있지만 죽음은 인간에게 하나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백성들의 신임을 잃은 통치자는 참으로 모든 것을 잃는 거이다."

  국가에 있어서 적을 막을 수 있는 무기는 없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또 인간에게는 먹고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식량도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것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백성의 신임, 신뢰입니다.

  이것은 우리 신앙인의 삶에서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재물이 많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에게 신임을 잃고 지낸다면 다른 이들이 앞에 와 엎드려도 절을 하더라도 그들 마음은 다른 곳에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도 신앙인과의 관계 뿐 아니라, 다른 믿지 못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갖지 못한다면 안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이 앞서서 아주 조그마한 것에도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믿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신뢰가 쌓이면 다른 이들은 우리를 보고 우리가 믿는 하느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서로 믿는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