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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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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johnpaul] 쪽지 캡슐

2000-01-10 ㅣ No.1321

 

겨울 야외행사로 갔던 강촌. 나가서 놀던 한 사내가 제일 늦게 들어가게 되었을때

 

문밖에서 한 소녀가 손에 등불을 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소녀의

 

안내를 받아서 문을 들어서는 순간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준비되어있었습니다.

 

깜깜한 방안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놀라서 휘청할 정도로 수많은 폭죽들이 터졌습니다.

 

그 아래에는 불을 밝힌 양초가 길을 만들어 놓고 있었고 그 길을 따라 풍선도 예쁘게

 

깔려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길이 끝날 무렵 작은 책상 하나가 그곳에 있었고

 

그는 그곳에 앉았습니다. 곧이어 웨이터가 등장해 매뉴판을 보여주고 주문을 받아갔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한가지 식단밖에 그려져 있지 않았지만 그림을 그린 정성 역시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마에 올려진 떡볶이와 콜라가 나오고 그것들을 먹는 사이

 

라디오에서는 음악이 나왔습니다. 이소라의 ’Blue sky’.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습니다.

 

하지만 그 감동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들.

 

모든 단원들이 (그리고 앞으로 들어올 참관 단원까지)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래 중간

 

중간에 끼워 넣었던 것입니다. 눈물이 눈을 가득 매웠지만 그래도 이날은 ’울지 말아야지’

 

결심한 날이었기에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훑어내고... 참았습니다. 간신히 참고 참아

 

Tape이 다 끝났고 그것으로 마무리 되는 분위기인듯 했으나. . .  사회자가 움직이는

 

선배들을 잡으며 아직 더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진정된 분위기후. 그에대해 조사한 내용과

 

그에게 주는 편지 낭독. 그리고나서 떠나는 그와 예전에 떠났던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

 

그것이 끝나고 나서 있은 선물 전달식. 그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받고 떠났습니다.

 

처음에 들었던 그 감동의 Tape. 그후 읽었던 그에 대한 자료. 모두가 정성껏 써준

 

롤링 페이퍼. 그리고 빤짝빤짝 빛나는 누런, 그가 갖고 싶어했던 반지. 너무나 벅찬 감동에

 

주체할 수 없는 기분....(이때 옆에서 들려오던 한 선배님의 말씀. ’다운이는 행복한

 

놈이었구나’. 그를 더욱 가슴 저리게 했습니다.) 거의 모든 순서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다같이 손을 잡고 ’안녕------’란 노래를 불렀습니다.(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여기에 적어놓은 순서가 많이 틀렸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그 날을 위해 너무나 열심히 준비했던 사람들의 수고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제 가슴속에만 간직하기보다는 모두와 나누고 싶어서.

 

이제 단원에서 벗어난 몸이지만 마음은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늘 레지오를 향해

 

있을것입니다. 또 요즘 동기들과 얘기하다보면 다들 하는 얘기가 "우리가 나가면 이제

 

몇명 안남는데... 뒤가 걱정이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때 "우리는 나 하나만

 

나가고 앞으로 6명은 더 들어올거다!"하고 자랑을 합니다. 이렇게 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잘해주고 있는 단원들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2000년 1월 8일 밤 11시는 정말 저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준 날이었고

 

그 날과 그것을 준비했던 여러분 역시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해  Legio!

 

 

 

(그 나머지 여러가지 일들은 너희들이 올리거라~ 사진은 나중에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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