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23/09/20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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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8-30 ㅣ No.5516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23/09/20 수요일

 

우리나라는 18세기 말 이벽을 중심으로 한 몇몇 실학자들의 학문적 연구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들 가운데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신앙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가 탄생하였습니다. 선교사의 선교로 시작된 다른 나라들의 교회와는 달리 매우 독특한 일입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사회는 충효를 중시하던 유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리스도교와 크게 충돌하였습니다. 결국 조상 제사에 대한 교회의 반대 등으로 천주교는 박해의 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신해 박해(1791)를 시작으로 병인박해(1866)에 이르기까지 일만여 명이 순교하였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해인 198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이들 순교자들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와 평신도인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103위 순교자들을 시성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926일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9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아직 시성되지 못한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우리나라에 오셔서 젊은이들과의 시간을 가지셨는데, 그 자리에서 “‘누가 너희보고 왜 그렇게 사느냐?’ 라고 물으면, ‘주 예수님께서 그렇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라고 답하라.”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납니다.

 

오늘 주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은 어떻게든 십자가를 부담스러워하고, 마치 숙제처럼 하루빨리 풀어버리고 싶어하고, 어떻게든 벗어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삽니다. 하지만 십자가가 결국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때, 한평생 내가 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의 친구처럼 부등켜 안고, 세상을 살아가는 내 일생의 한 소명으로 여기고 살도록 합시다. 그리고 비록 그 십자가가 지금의 내게는 큰 부담이지만, 나에게나 우리 모두에게 영광에 이르는 길이라는 변치 않는 신앙 체험 속에서, 참 기쁨의 순간이 되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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